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다른 의원실 인턴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초선, 경북 포항남·울릉)이 7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며 "결백을 밝힌 후 돌아오겠다"고 했다.
앞서 강용석 전 의원 등이 운영하는 한 '유튜브' 인터넷방송은 전날 저녁, 김 의원이 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던 지난 2018년 10월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른 당 소속 의원실 인턴직원 A씨를 성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또다른 의원실 비서 B씨의 주장을 방송했다.
김 의원은 방송 직후 낸 입장에서 "(해당 인터넷방송이) 저와 관련해 다룬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해당 의혹을 놓고 이날 오후 긴급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했다. 김 의원의 탈당 선언은 비대위 소집 직후 나왔다. 그의 탈당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비대위 회의를 취소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가 취소된 후 기자들과 만나 "스스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밖에 나가서 법정 투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탈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으로부터 해명을 들었는지 묻자 "그런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의 즉각적 대응이나 김 의원의 전격 탈당은 모두 이 논란이 4월 보궐선거에 미칠 파장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번 보선이 '더불어민주당 전직 광역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라는 구도를 강조해온 만큼, 자당 의원의 성범죄 의혹 제기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논란의 시발점이 피해자(A씨)의 '미투(나도 당했다)' 폭로가 아니라, 목격자(B씨)의 '내가 봤다'는 제보인 점은 앞서 정치권에서 나온 성 비위 사건들과의 차이점이다.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SNS에 쓴 글에서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데 무슨 성범죄라는 것인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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