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으러 청와대 안가" 단독 회담 제안 김종인에 靑 '난색'

김종인 "밥만 먹으러 갈 일 없을 것"...靑 "다른 정당 입장도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수회담에 응하겠다면서도 '단독 회담' 조건을 내걸었다. 청와대는 지금껏 특정 야당 대표와 단독 회담은 꺼려온 터라 조율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8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진심을 가지고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히신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협의에 바로 착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앞서 일부 언론과 한 인터뷰를 통해 "밥만 먹으러 청와대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영수회담 성사를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 의제가 있어야 하고, 문 대통령과 단독 영수회담이어야 하며 결과물을 내는 자리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밥만 먹으러 청와대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내놓은 조건 가운데 가장 난항이 예상되는 지점은 회담의 형식이다.

미래통합당은 이전부터 청와대를 향해 수차례 영수회담을 요청하면서도 회동의 형식에 대해선 '단독 회담' 입장을 고수했다. 김 비대위원장 전임인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또한 지난해 줄곧 단독 회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단독 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자, 황 전 대표는 수개월 만에 결국 입장을 선회하고 지난 2월 4당 대표 회동에 참석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에도 단독 회담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전례'를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대표 회담을 해왔던 전례도 있고 다른 정당의 입장도 있다"며 "(다른 당 대표를) 포함해서 격의 없이 형식과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그런 취지로 해석하면 되겠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 외에 청와대에 따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으나 통합당이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통합당 지방의회의원 비대면 온라인 연수 자리에서 "엊그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저를 찾아와 대통령이 며칠쯤 밥을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지금 밥 같이 해서 뭐하느냐. 지금 만나서 할 얘기도 없는데 나중에 시기를 봐서 제대로 이야기할 소재가 있으면 그때 가서 하자'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고 갔는데, 어제 갑자기 '통합당에서 대통령이 화합하자는 걸 거절했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그걸 보면서 8.15 광화문 집회 등을 생각했을 때, '이 사람들이 굉장히 답답하구나'를 느꼈다. 오죽 답답하면 억지로 이슈를 만들어서 엉뚱한 짓을 하려 하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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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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