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화개장터 찾아 "영호남 화합 상징... 수해 안타깝다"

의전 최소화한 채 경남·전남·충남 방문...'추경 대신 예비비' 입장 고수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화개장터를 방문해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곳이어서 온 국민들이 화개장터가 입은 피해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경남·전남·충남 집중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해 지역민들을 위로하고 조속한 복구를 약속했다. 이동거리만 767킬로미터로, 총 9시간 이상의 강행군이었다. 문 대통령의 수해 피해 지역 방문은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첫 방문지는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복구 현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피해(상황을) 보고 싶었는데 상인들에게 누가 될까봐 못 왔었다"고 말하며, 윤상기 하동군수에게 "생업이 막막해진 상태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군수는 "코로나로 5개월치 월세를 면제하기도 했는데 수해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현장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화개장터는 영호남의 상징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곳인데 피해가 나서 안타깝다"면서 "많은 사람들의 돕고자하는 마음들이 모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복구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다들 용기내달라"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이 아주 절박한 것 같고, 직접 와서 보면 주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조금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여기에 왔다"면서 "속도 있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문 대통령 도착에 앞서 작은 소란이 있었다. 한 주민이 "대통령이 여기 왜 오냐. 뭐하러 오냐"며 "지역구 의원도 못 오는데 독재가 따로 있나, 이게 독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 참석 대상에 지역구 의원과 도의원 등이 빠진 데 대한 항의로 알려졌다.

▲전남 구례 수해 피해 지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두 번째로 방문한 전남 구례에서는 기르던 가축의 50%가 폐사한 축산 농가 주민의 사연을 경청하고 "공감이 간다. 참담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피해액을 계산 안 해봐도 눈으로만 봐도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빨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충남 천안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병천천 제방 붕괴 현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천안 주민들에게도 "주민들이 절실한 게 피해 복구를 최대한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복구 예산에 대해선 추가경정예산 대신 정부 예비비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추경 이야기도 나오는데 추경 이야기는 정부가 가진 재정이 부족할까봐 염려를 해서 제대로 지원을 충분히 하자는 취지인데, 그러나 추경으로 가면 절차가 필요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아직은 정부와 지자체 예산이 아직은 충분히 비축돼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추경 대신 예비비를 활용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잘한 것처럼 자연재난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여기시고 희망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하면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김정숙 여사도 강원도 철원 수해 지역을 방문했다. 사전 공지 없는 깜짝 방문이었다. 현장 복구 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행 인원을 최소화한 채 예고 없이 방문한 것. 김 여사는 물에 잠긴 가재도구들을 씻고, 배식 봉사를 하는 등 복구 작업을 도우며 피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김 여사는 철원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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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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