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인 <채널A> 소속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강압적으로 취재원에 접근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채널A 법조팀 기자가 금융 사기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전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를 접촉했다고 31일 보도했다. MBC는 지난해 9월 허가 없이 투자금을 모은 혐의로 징역 12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이 전 대표의 제보를 토대로 이 같이 보도했다.
MBC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지난 22일 이 전 대표의 지인 A씨를 만나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의 비위를 제보하지 않으면 검찰로부터 더 강도 높은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압박성 발언을 했다. 특히 채널A 기자는 A씨에게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다. 검찰에서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채널A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간부와 통화했고, 그 통화 녹취록을 이 전 대표 측에 보여주며 읽었다"고 주장했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경우 가족에 대한 수사를 막을 수 있다거나 수사팀에 이 전 대표의 입장을 전달해주겠다는 대화도 오갔다"고 한다.
MBC는 이 녹취록에 근거해 해당 검사장이 "(A씨의) 얘기를 들어보고 내게 알려 달라. 보도하면 수사에 도움이 된다", "수사팀에 이 전 대표의 입장을 전달해 주겠다" 등의 대화를 채널A 기자와 나눴다고 보도했다.
MBC 보도에 대해 채널A는 "소속 기자가 이 전 대표에 대한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온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취재를 중단시켰다"며 이 전 대표 측과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또 "해당 기자에게 취재 과정 조사 결과와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채널A는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담은 것도 몰래카메라이며 해당 취재원이 몰래 녹음한 내용까지 제공받아 보도했다"며 "이 역시 취재 윤리에 어긋난다"고 MBC에 반격했다. 그러면서 "신라젠 사건 정·관계 연루 의혹과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채널A 기자가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취재원에 접근한 점은 채널A도 인정했지만, 해당 기자가 윤석열 총장의 최측근 검사장과 나눴다는 대화 내용의 진위는 분명치 않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지목된 해당 검사장은 언론에 "신라젠 사건 수사를 담당하지 않고 있어 수사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그 사건 관련해 언론에 수사 상황을 전달하거나 질의한 것과 같은 대화를 언론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녹취가 있고 또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선 그냥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감찰이라든가 여러 방식으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것이다.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채널A를 질타하면서도 "MBC 뉴스도 세팅된 것 같다. 왠지 프레임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보도 배경을 의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윤석열 총장의) 장모를 공격해대고, 유시민은 윤석열이 공수처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자락을 깔고, MBC에서는 윤석열의 측근이 언론사와 내통했다고 보도하고, 열린민주당에서는 법무부에 감찰하라고 성명을 내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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