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노동자상 반환 놓고 시민단체·동구청 법적 공방

'법리 해석 필요' 근거로 거부...직접 되찾는 과정에서 경찰 물리력 행사까지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다 철거된 강제징용노동자상의 반환을 놓고 시민단체와 관할 지자체의 법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 특별위원회는 5일 오전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청과 같이 노동자상을 불법으로 강탈하고 감금하는데 앞장서온 경찰을 고발 한다"고 밝혔다.


▲ 5일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성폭력, 과잉폭력진압 부산경찰청을 고발한다' 기자회견을 연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 특별위원회 모습. ⓒ프레시안

앞서 지난 5월 31일 오후 부산 동구청은 일본영사관 인근 인도 한복판에 있는 노동자상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이날 시민단체는 노동자상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노동자상을 끌어안고 버텼지만 경찰이 결국 이들을 강제로 밖으로 끌어내면서 행정대집행이 진행됐다.

강제 철거된 노동자상은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으로 이동해 임시 보관했으나 이를 두고 시민단체는 즉각 반환을 요구했으나 동구청에서 "행정대집행법 시행령 제7조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마칠 때까지 노동자상을 돌려줄 수 없다"고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시민단체는 지난 1일 오전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보관된 노동자상을 되찾기 위해 찾아갔으나 배치된 경찰 병력으로 인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경찰이 욕설, 폭행, 성추행 등의 불법행위를 일삼았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날 노동자상을 되찾기 위해 찾아갔다가 경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한 시민단체 회원은 "저는 끌려나가지 않으려고 놓아라고 소리쳤는데 그때 남자 경찰 한 분이 제 다리와 다리 사이에 손을 넣어서 허벅지를 들었다"며 "괜찮겠지 생각하면서 넘어가려고 했으나 그 경찰의 얼굴이 떠올라 다리를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수치스러웠다"고 울먹였다.


▲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안에 임시 보관된 강제징용노동자상. ⓒ부산지방경찰청

노동자상건립 특별위원회는 "경찰의 이 행위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5월 1일 지하철환풍구를 통해 진압작전을 펼쳐 자칫 대형 참사를 초래할 뻔한 무리한 진압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했다"며 "부산시민들은 그간 수차례 이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자 했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거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은 민주정부의 공권력은 선량한 국민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친절하다고 했다. 그러면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며 노동자상을 건립하려는 사람들은 무엇이란 말인가"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호소를 짓밟았고 적법한 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직무유기를 하고 있으며 주인들에게서 노동자상을 강탈했다"고 노동자상의 즉각 반환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한편 행정대집행법 시행령 제7조에는 행정대집행 후 의무자가 차지할 물건이 있을 때는 지체 없이 인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시민단체가 요구할 경우 관할 지자체는 이를 반환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들의 법적 공방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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