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상 결국 강제 철거...시민단체 "소녀상 옆에 세울 것"

동구청 행정대집행 진행, 경찰 1500여 명 병력 투입해 시위자 해산 조치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에 한 달 넘게 놓여있던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결국 강제철거되면서 시민단체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부산 동구청은 31일 오후 2시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 인도 한복판에 있는 노동자상을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했다.

노동자상 주위는 경찰병력 21개 중대가 겹겹에 둘러싸고 시민단체의 접근을 막은 상태로 동구와 부산시 공무원들은 미리 대기시켜둔 지게차를 이용해 노동자상을 트럭에 싣고 흰색 천으로 감싼 뒤 부산 남구에 있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으로 이동시켰다.


▲ 31일 오후 2시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 인도에 있던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강제 철거하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

동구의 행정대집행에 저항하면 시민단체 회원들은 노동자상을 끌어안고 버텼지만 경찰이 결국 이들을 강제로 밖으로 끌어내면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바로 인근에서는 시민단체 회원 100여 명이 '친일 경찰 물러가라', '노동자상 철거는 친일이다' 등 강하게 반발했지만 1500여 명에 달하는 경찰 병력에 밀려 강제 철거를 막지 못했다.

앞서 이날 오전 시민단체와 정부 관계자는 행정대집행 전에 의견 조율을 위해 만났으나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와의 대화에서 대표 입장은 일본영사관 100m 이내에는 절대로 안 된다는 답을 받았다"며 "우리는 저 자리가 정 힘들다면 다른 장소에 옮겨 놓고 얘기를 하자고 했으나 같은 국민으로서 우리와 입장은 똑같지만 시키는 일은 해야겠다고 한다. 행정대집행을 하더라도 우리가 요구하면 반납을 해야 하는 입장으로 다시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진행된 노동자상 강제 철거 작업은 20여 분 만에 종료됐으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임시보관될 예정이지만 시민단체가 일본영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옆에 노동자상 건립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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