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김 씨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먼저 자신을 찾아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후에 인사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우리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는 등 반(半)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 및 간담회를 열고 자신과 '드루킹' 김 씨와의 관계에 대해 "2016년 중반 정도, 제가 국회의원 당선된 지 조금 지났을 때 의원회관으로 '드루킹'을 포함한 몇 사람이 찾아왔다"며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온라인 활동을 하고 있고, 오프라인에서 강연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자기들의 생각과 가장 비슷한 문 후보를 다음 대선에서 도와주겠다. 지지하겠다'고 하면서 저에게 '강연을 해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에 자신이 바쁘다는 이유로 강연 요청은 거절하자 이들이 다시 "그러면 파주 사무실을 방문해줄 수 있느냐"고 재요청해서 "적극적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전문가들 모임이고 해서 사무실 방문은 가능하지 않겠나 하고 승낙하고 가을쯤 사무실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방문 당시의 일에 대해 "문 후보께서 경제민주화에 관한 자기들 생각이나 계획을 정책 공약으로 많이 발표했는데 꼭 그런 공약이 실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그 이후에도 '본격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열심히 할 테니 격려해 달라'고 해서 사무실에 한 번 정도 더 갔다"고 부연했다.
그는 당내 경선이나 대선 기간 김 씨 등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일이 알 수 없다"면서도 "실제로 경선장에 '경공모' 카페 회원들이 참여하고, 그룹으로 와서 지지활동을 하는 모습을 확인도 했다.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그렇게 인식하고 대선을 치렀다"고 했다.
그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후보 지지활동을 하겠다고 했고, 대부분 문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자발적 온라인상 활동"이라며 "좋은 기사를 퍼나르기도 하고,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런 기사가 순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런 활동이 이뤄졌을 거라고 추측했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드루킹이 '가만있지 않겠다', '우리가 등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 협박"
김 의원은 그러나 대선 후 김 씨 등이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자신을 찾아와 '인사 추천을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이에 자신이 "문재인 정부는 열린 인사 추천 시스템이 있으니 좋은 분이 있으면 전달하겠다"고 답하자 언론에 보도된 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변호사의) 경력을 보니 대형 로펌에 있고 일본 대학을 나온 전문가여서,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전달할 수는 있겠다 싶어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전달했다"며 "후에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일반 영사와는 달라서 정무적 경험이나 외교적 경험이 있는 분이 와야 하기에 어렵다'고 (김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그대로 (김 씨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문제는 그때부터였다"며 "그때부터는 마치 이 요구를 안들어 주면 자기들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그런 식의 반협박성 발언을 하고 대단히 심각하게 불만을 표시하면서 그런 요구들을 해서 (나는)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계속 잘랐는데, '자기들이 연고도 많은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수 있다'는 식으로까지 반위협적인 발언을 하고 민정수석실 행정관 이야기도 해서 황당했다. 최종적으로 올해 2월까지 의원회관으로 찾아와서 '오사카 총영사로 반드시 보내 달라'고 무리하게 계속 요구해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 그들이 돌아간 뒤에 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 내용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이 '대선 당시 김 씨 등의 활동이 문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서는 "그런 단체들까지 다 보고하면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느냐"며 "자발적 지지모임이나 단체는 일일이 후보에게 보고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연루됐다는 일부 보도에는 "저는 '드루킹'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소개한 적은 있다. 안 전 지사를 강연에 초청하고 싶다는 연락이 와서 제가 안 전 지사 쪽에 연락을 해줬다"며 "다른 곳에 소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 자신이나 당 관계자 등 문 후보 측에서 김 씨의 출판사에 금전적 지원을 하지는 않았는지와 관련해 그는 "지원한 것은 일절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 김 씨가 자신에게 후원금을 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김 씨 명의로 2016년에 10만 원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500만 원이 후원됐다는 보도가 있어서, 후원한 사람들 중 누구인지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구구한 해명보다 당시 주고받은 텔레그램(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지적에 김 의원은 "저도 답답하다"며 "대선 때의 수많은 메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고, 대선 후 그 많은 대화방을 그대로 둘 수 없으니 정리를 했다. 삭제 등 대화방을 정리하지 않으면 정신이 없다. 그건 경찰이 갖고 있는 자료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제 기억에는 자기들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이런저런 자기들 소식을 전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반협박성 발언 등 문제 소지가 있는 얘기를 들었는데도 대화방을 삭제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에는 "협박이라고 하는 게 무슨 신체적(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은 아니고 좀 황당했다"며 "자기들이 돌아서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면 엄청난 일이 있을 거라고 하는데, 어이없고 황당해서 '이상하다'고만 생각하고 넘겼다"고 그는 답했다. "구체적 실체적 협박이 아니라 황당한 얘기였고, 그런 얘기를 듣고 수사기관에 신고할 정도라고…(생각지 않았다)"라는 것이다.
"도지사 출마에 문제 없어…언론에 유감, 강력 대응"
한편 그는 자신의 경남도지사 출마에 대해 "출마선언이 늦어지는 것 외에 이 사건이 도지사 선거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며 "이 부분이 정리되는 대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선언을 19일로 예정해 놨다"며 "가능하면 최대한 (그대로) 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하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언론을 통해서 흘러나오고 계속해서 무책임하게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깊은 유감"이라며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공세에 몰두하고 있는 일부 야당의 정치행태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명백히 경고한다"고 했다.
그는 "불법적 온라인 활동이라고 한다면 이번처럼 '매크로' 등 불법적 기기를 사용하거나, 지난 정부에서처럼 국가 권력기관이 군인과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불법적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일반 시민들이 온라인상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거나 지지활동, 정치적 참여활동을 하는 것을 이런 불법행위와 동일시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제가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고 제대로 알기도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 배후에 제가 있거나 연루된 것처럼 악의적인 정보가 흘러 나오고, 또 사실확인도 없이 보도가 되고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다"며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실명을 최초 보도한 TV조선에 대해서는 "소장이 준비되는대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혐의가 어떤 건지 제대로 특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러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보가 흘러나오고, 이를 다시 확인 없이 실명 보도하는 것은 극복해야 할 문화다. 그런 부분에 대해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TV조선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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