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1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래 354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10분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 최순실씨 등과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최씨 딸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을 뇌물로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 등 공소사실만 18개에 이른다.
지난해 10월부터 재판을 '보이콧'해 온 박 전 대통령은 선고 공판에도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공소사실별로 유무죄나 주요 쟁점들에 대한 판단을 차례로 내린 뒤 형량을 정하는 데 고려한 요인들을 낭독하게 된다.
최종 형량을 밝히는 '주문'(主文)은 재판 말미에 이뤄진다. 검찰의 구형량은 징역 30년과 벌금 1천185억원이다.
공소사실과 쟁점이 방대해 선고가 끝나기까지는 1시간 넘게 또는 2시간 안팎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나 예상 형량은 앞서 공범들의 재판 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상황이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과 13가지의 공소사실이 겹치는 최씨에 대해 지난 2월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이른바 '문화 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사건의 공범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2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받았다. 이 재판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공범 관계가 인정됐다.
청와대 기밀 문건을 민간인인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도 비서 역할을 했던 정호성 전 비서관의 판결을 통해 유죄로 인정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신분이자 사실상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인 만큼 중형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선고는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다. 대법원이 지난해 규칙을 개정해 1·2심 사건의 생중계 규정을 만든 이래 첫 적용 사례다.
박 전 대통령은 선고 공판 전체를 생중계하는 것이 "무죄 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중계 범위를 제한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재판부의 결정은 민사소송의 대상이 아니며, 박 전 대통령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중계하는 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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