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안철수 더하기 유승민은 홍준표"

반통합파, 전당대회 23곳 분산개최안 맹비난 "安, 외계인 같다"

국민의당 반통합파 좌장 격인 박지원 의원이 통합파인 안철수 대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선수단 동시입장 문제와 관련, 안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안철수 더하기 유승민은 홍준표"라고 비꼰 것.

박 의원은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통합파 모임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운동본부)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유승민-안철수 브로맨스는 보수개혁 아버지에게서 쌍둥이로 태어난 것 같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반도기(旗)를 사용하자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반드시 태극기를 들자'고 (말을) 맞췄다"고 했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기 문제에 대해 "평창올림픽은 우리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힘들게 전국민적 열망을 모아 유치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상징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이어 자청해서 "나아가 인공기 입장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반통합파에서는 통합파가 마련한 2.4 임시전당대회 안(案)에 대해 맹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통합파가 장악한 국민의당 당무위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당규 개정 등을 통해 전당대회를 17개 시도 23곳에서 동시 개최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대로 전대 소집을 공고해 달라고 전대 의장인 이상돈 의원에게 요청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단독] 국민의당 2.4 전대, 23곳 동시개최 가닥)

이에 대해 '운동본부' 대변인인 최경환 의원은 "23곳 분산개최를 하겠다면서 이상돈 의장에게 도장을 찍으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이게 전대에서 뽑은 의장한테 할 일인가"라며 "(도장을) 안 찍는다면 전대 의장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겠다는 것인지 무슨 작전을 세워놓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동시 분산개최 방식에 대해 "23곳에서 동시 분산개최한다는 것인데 정당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의결 정족수 미달 사태를 피해가기 위한 당권파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분산개최시 찬반토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전국 23곳에서 동시에 찬반 토론이 진행되는 게 불가능하지 않느냐. 서울에서 찬성 토론하고, 광주에서 반대 토론하나? 그것을 중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토론 없이 통과시키겠다는 '거수기 전대'"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우리도 반대토론을 하려고 하는데 어디에 가서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연구 좀 해봐야겠다. 저는 광주에서 반대 토론하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최 의원은 "전국 23곳을 언제 예약했는지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것 같다"며 "안 대표를 보면 외계인을 보는 것 같다. 정치 지도자 중에 이런 지도자가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유령당원 등 전대의 합법성에 치명적 한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전대 23곳을 언제 예약했는지, 시도당에 어떤 지시를 했는지 당 지도부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15일 오전 9시, 경기 안산시청은 어제 오전에 당무위 개최 전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 의결도 안됐는데 다 정해놓고 밀어붙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동본부 측은 분산개최 방식 외에 대표당원 자격 확정 부분도 문제삼으며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주장을 폈다. 당비를 내지 않았다고 의결권을 제약하는 것은 기존에 없던 규정을 새로 만들어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어서 '소급 입법'에 해당하고, '통지 불가능한 자'를 배제한다는 규정도 모호함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는 요지다. 전준위 측에서 이상돈 의장에게 전대 소집 공고를 요청하면서, 전날 신설된 당규를 근거로 '표결 시간'을 전대 당일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로 미리 못박은 것 역시 전대 의장의 사회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운동본부 측은 보고 있다.

최 의원은 "변호사들이 어제 당무위에서 통과된 당규에 대해 세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가처분신청, 중앙선관위 유권해석을 요청할 계획이고, (법률적) 상의 후 내일(17일) 아침 '운동본부' 전체회의에서 최종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통합파는 전대 저지뿐 아니라 신당 창당 계획도 구체화를 거듭하며 통합파를 압박하고 있다. 최 의원은 "투트랙"이라며 "전대 저지가 안 될 경우 개혁신당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내일(17일) 하는 전북지역 당원 간담회를 '개혁신당 창당 결의대회'로 행사 명칭을 바꿔 준비하고 있고, 조배숙 운동본부 대표에게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해서 본인이 어제 수락했다. 김경진 창당기획단장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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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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