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문재인 정부 탓할 필요 없다"

옥중 편지로 심경 밝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자신의 사면 요구 논란에 관해 "사면은 기대하지 않았다"며 "(정부) 결정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를 탓할 필요도 없다"고 언급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15년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다. 그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노동계를 중심으로 거셌다.

김정욱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지난 9일 한 전 위원장에게 받은 편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 한 전 위원장의 심경을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이 자필로 쓴 편지는 총 4장짜리 분량이다.

한 전 위원장은 편지에서 "사면 관련 뉴스는 봤다"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사면을) 기대도 하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조금도 비판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동자를 적으로 규정하고 노골적인 탄압을 자행한 박근혜 정권에 맞서 투쟁의 앞자리에 서는 건 민주노총 위원장의 당연한 책무"라며 "징역을 몇 년 사느냐는 문제는 사치스런 감성일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노동자 민중을 짓밟은 박근혜 정권은 (대통령) 탄핵 구속되었다"며 "이 순간부터 노동자를 가둔 감옥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니라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어 "물리적으로 담장 안에 있느냐, 동지들 곁에 있느냐는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탓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한편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에 관해서는 경계감도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라 자임하지만, 정권의 정체성은 노동자의 기대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 또한 진전일 것"이라며 "가장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투쟁하는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저임금 미조직 노동자가 소수가 아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다수임을 자각하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갈무리했다.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보낸 옥중 편지. 김정욱 사무국장 소셜미디어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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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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