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업무추진비를 애견카페 등에 사용한 강규형 KBS 이사의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KBS 방송 정상화에 물꼬가 트이게 됐다.
방통위는 27일 오전 강규형 이사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청문 절차를 거친 뒤, 오후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강 이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방통위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KBS 이사 전원에게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했으며, 그 중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규모가 크고 KBS 이사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한 강규형 이사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 통지 및 청문을 거쳐 해임을 건의하기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 해임건의안 의결은 감사원이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을 이유로 KBS 이사진에 대해 해임 건의 또는 연임 배제 등 인사 조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감사원은 강규형 이사가 업무추진비로 애견 카페를 이용하는 등 327만3000원을 부당 사용했고, 1381만8000원은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통위가 의결한 해임건의안은 청와대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이상 청와대는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일 전망이다.
그렇게 될 경우, 야권 인사 중심인 KBS 이사회 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야권 추천 이사인 강 이사가 해임되고 그 자리에 여권 추천 보궐이사가 선출될 경우, 그간 야권이 과반을 차지한 구도가 여권 과반 차지 구도로 바뀌게 된다.
현재 KBS 이사회는 야권 추천 6명, 여권 추천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렇게 되면 그간 지지부진했던 KBS 방송의 정상화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권 과반 구조로 바뀐 KBS 이사회는 이인호 KBS 이사장의 불신임안과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안을 통과시킨다는 게 중론이다.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115일째 파업 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비로소 KBS 정상화 최대의 걸림돌 고대영 사장 해임을 위한 길이 열렸다"며 "이제 남은 절차는 방통위가 보궐이사를 선임하는 일이고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가 고대영 해임 제청안에 의결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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