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장관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뇌물죄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유 전 장관은 청와대와의 갈등으로 2014년 7월 경질됐다. 3년 만에 박 전 대통령과 법정에서 마주한 그는 작심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우선 2013년 대면보고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문체부 좌천 인사를 지시한 경위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첩을 들여다보며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이 '나쁜 사람이더라'라며 인사 조치를 지시했었나"라는 검찰 질문에 그는 "정확하게 표현으로는 '나쁜 사람이라더라'였다. 그래서 그게 기억에 남는 요소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두 사람을 콕 찝어서 거론한 데 놀랐다고 하면서, "대통령이 부처 국장 이하 이름을 거론하는 건 (이 외에는) 공무원 생활 중 기억을 못 한다"고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한 노 전 국장은 당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승마대회에서 준우승한 것과 관련해 승마계 비리 조사를 맡았다. 노 전 국장은 그러나 청와대의 기대와 달리 '승마협회의 주된 문제점이 파벌 싸움이며 최 씨 쪽과 반대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당한 그는 청와대의 거듭된 압력에 스스로 옷을 벗었다. 노 전 국장은 그러나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문체부 제2차관에 임명되며 문체부에 복귀했다. (☞관련기사 : 노태강 "박근혜, 유독 승마만 챙겨 돌아버릴 지경", "그사람 아직도 있어요?"...그사람은 차관이 됐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인사 지시를 듣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떤 상황을 전했다. 노 전 국장이 능력을 발휘해 동료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청와대에서 변명하기로는 노태강 국장이 공직 기강 쪽에서 문제 많은 공무원으로 보고가 돼서 그렇게 말했다는 건데, 노태강이란 사람은 저희 부에서 상위자나 하위자 모든 평가 결과에서 가장 최상의 성적을 받은 사람이고 상사 뿐만 아니라 부하도 좋아한다. 능력은 동료도 인정하는 사람"이라며 "지나친,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노태강 국장을 인사 이동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는데,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며 "'(인사 이동)시킬 수 없다, 정 원하면 다음 달 정기인사 때 다른 옆 부서로 옮겨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국장이 직접 자신을 징계해달라고 호소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노태강 국장이 울면서 '자기들을 징계하지 않으면 부처가 큰일 난다. 징계 하는 모양을 갖춰달라'고 해서, 할 수 없이 한 달을 직무정지로 놔두고 한 달 후에 중앙박물관 옮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 전국장) 능력이라던가 품성, 부정부패를 말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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