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내가 그를(김정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기꺼이, 전적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다시 말해 적절한 환경 하에 있다면 나는 그렇게(김정은과 대화)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 정치적인 사람들은 절대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지만, 나는 적절한 환경 아래에서 그와 만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가 은둔해있는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 기꺼이 만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적절한 환경'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밝힌 대북 정책과 일치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이 중단되는 것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화에는) 많은 조건이 있다"면서 "북한의 행동과 관련해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하고 그들이 선의를 보여야 한다"면서 북한이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것이 북미 간 대화의 시작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다만 "지금은 그런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는 명백히 아니다"라면서 당장 북한과 직접 대화를 고려하거나 추진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5월 17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어 6월 15일 애틀란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나는 그곳(북한)에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김정은)가 온다면 만날 것"이라면서 "예전에는 본 적이 없는 만찬을 할 것이다. 회의 탁자에 앉아서 햄버거를 먹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두고 '예측할 수 없는' 그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정치적인 수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입장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정치적인 언급으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5차 핵실험까지 마친 북한과 미국이 대화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통신은 "비록 조건이 맞는다고 해도, 미국의 관점에서 봤을 때 대화는 성공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통신은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1년 말 아버지인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세계의 주요 지도자를 단 한 번도 만난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신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그에게 일정 부분 명성을 가져다줬지만 "그가 북한을 떠날 경우 군부나 북한 엘리트들에 의한 쿠데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면서 김 위원장의 고립 및 통치의 불안정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적절한 환경'을 의미하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 역시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통신의 분석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수는 통신에 "그들(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북한이 결코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 역시 통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미 간 회담이 성사될 정도로 북한이 (미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맞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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