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 외에도 롯데, SK 등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기존의 430억 원대 뇌물 혐의가 590억 원대로 늘어났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17일 오후 박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과 공모하여,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으로 하여금 K스포츠재단에 뇌물 70억 원을 공여하도록 한 혐의, SK그룹 회장 최태원으로 하여금 K스포츠재단 등에 뇌물 89억 원을 공여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추가했다.
관련해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강요, 강요미수, 특가법 상의 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제3자뇌물요구, 공무상비밀누설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권남용, 강요, 특별감찰관법위반, 직무유기, 국회증언감정법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단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경우 약속만 하고 실제로 뇌물을 공여하지 않아 기소 대상에서는 빠졌다. 실제로 돈을 건네지 않았기 때문에 뇌물을 요구한 박 전 대통령만 기소된 것.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제3자 뇌물 등 433억 원을 약속받고, 실제 298억 원을 최 씨나, 최 씨의 딸을 통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추가 수사 결과로 박 전 대통령의 최종 뇌물 혐의는 삼성, 롯데, SK 등으로부터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금액인 592억 원 규모가 됐다. 실제로 최 씨나 최 씨 딸을 통해 받아 챙긴 것은 삼성과 롯데 측의 돈이고, 이는 368억 원대로 파악된다. 뇌물 혐의는 강요를 통해 받기로 약속만 해도 죄가 성립된다.
최순실 씨 혐의에 대해서는 새로 드러난 롯데, SK 등 뇌물 혐의와 관련해 특가법 상의 제3자뇌물수수·제3자뇌물요구 등을 추가했다.
검찰은 특검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등 사건,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직권남용 등 사건, 우병우 전 민정수석 직권남용 등 사건' 등을 인계받아 지난 3월 6일 수사를 재개했다. 검찰은 검사 31명 등 150여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재구성하여 박 전 대통령을 6회 조사한 것을 비롯해, 청와대 특감반 등 7개소에 대한 압수수색, 30여개 계좌 추적, 110여명의 관련자 조사 등을 실시했다.
검찰은 "현재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의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향후 오늘 기소된 피고인들을 포함하여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9월 29일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착수해 미르, K스포츠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공무상비밀누설, 대기업 관련 이권개입, 기업자금 횡령 등 최순실 씨와 관련자들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차은택, 송성각, 김종, 장시호 등 7명을 구속 기소하고, 조원동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박근혜, 롯데·SK에 '뇌물' 강요 혐의 추가
박 전 대통령의 공소장에는 특검 수사 결과와 함께 새로 추가된 혐의 내용으로 롯데, SK 등에 대한 추가 수사 결과가 담겨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 공모해, 롯데그룹이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에 탈락해 영업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지난 2016년 3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신규 특허 부여 등으로 면세점 영업이 지속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경영 현안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이후 2016년 6월 5일 롯데그룹으로 하여금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 원을 공여하도록 했다. 제3자뇌물수수 혐의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와 공모해, SK그룹이 워커힐호텔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에 탈락한 뒤 영업을 종료해야 하는 상황, 케이블 방송업체인 CJ헬로비전 인수 과정에서 경쟁업체들의 반대 등으로 관계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2016년 2월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경영 현안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SK그룹으로 하여금 K스포츠재단 등에 '가이드러너 지원사업', '해외전지훈련사업' 등의 명목으로 89억 원을 공여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로 SK는 이 돈을 건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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