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은 왜 자유한국당의 '러브콜'을 뿌리쳤을까?

임시 국무회의 열어 대선일 '5월 9일' 확정

보수진영의 대선 주자로 거론돼 온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15일 차기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황 대행이 자신의 출마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대행은 이날 오후 2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황 대행은 "저의 대선 참여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고심 끝에 현재의 국가 위기 대처와 안정적 국가 관리를 미루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국정 안정과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서 제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보다 큰 역할을 해 달라고 해 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저는 앞으로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막중한 책무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황 대행은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순간까지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하면서 위기 관리와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두 달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황 대행은 한편 이날 회의에서 대선 날짜를 오는 5월 9일로 지정해 공고했다. 정부는 대선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황 대행의 불출마로 자유한국당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예비경선에 참가하지 않은 새로운 인물도 본선에 직행할 수 있게 하는 경선룰을 발표하는 등, 당내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황 대행의 출마 길을 터줘 '새치기 경선 룰'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황 대행 입장에서는 낮은 지지율, 희박한 당선 가능성, '국정 농단' 연루 비판 등을 감수하고 대선 출마를 감행할 의미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황 대행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러브콜' 자체가 대권의 목적보다는 자유한국당의 구심점 역할 수준에 그쳐 있었기 때문에 황 대행 입장에서는 '모험'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 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불확실성' 일부가 제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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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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