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촛불 구호' 인용 "어둠은 빛을 이길 수없다"

'국민 통합' 당부…손학규 "2018년 개헌" 한발 물러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는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선언"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회견을 열고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며 "오늘 헌재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헌재의 판결은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민주주의가 민주공화국의 기반임을 선언한 것"이라며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 위대한 국민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그간 촛불집회 참석과 거리를 두어 왔으나, 이날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나온 구호이자 노래 가사를 인용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불의는 정의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사실을 국민들께서 보여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시간 기뻐하시는 국민들이 있는가 하면, 상실감을 가진 국민들도 계신다"며 "정치권은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혜"라고 강조했다.

한편 역시 국민의당 소속 대선 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결정에 대해 "국민의 승리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손 전 대표는 "지금 우리는 과거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것인가 선택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며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국민 통합"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정계 복귀의 명분이었던 개헌 추진에 대해 "궁극적으로 헌법을 바꿔 견제와 균형, 소통과 협치, 권력 분점과 국민 통합에 입각한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짜야 한다"면서도 "차기 정부는 개혁 공동정부이자 개헌 공동정부가 돼야 한다. 제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개혁 대통령이자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 2018년 지방선거 때까지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권력 구조의 개혁을 완수하는 헌법 개정을 마치겠다"고 새로운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대선 전 개헌'에서 '2018년 지방선거 개헌'으로 추진 일정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그는 "주요 개혁을 완수한 후 2020년에 제7공화국이 출범하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국회 개헌특위가 개헌안을 만들고 절차에 따라 개헌 과정을 진행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일부 가능하지만, 대선 전에 헌법 개정이 완결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인정하며 "그러나 이런 과정이 계속돼서, 다음 대통령이 개헌이라는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제왕적 패권이 '박근혜 패권'에서 다른 패권으로 거치는 패권 교체에 그친다면 '이게 나라냐'를 외친 촛불 민심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간접 겨냥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손학규 두 주자는 이날 오후 현재까지도 당내 경선 룰과 관련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탄핵 인용 관련 회견 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오늘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손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잘 되리라 본다"며 "(경선 룰 협상은) 실무자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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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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