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종인과 '빅텐트' 긍정적 검토"

유승민-김종인-정운찬 '경제 토론회' 눈길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이 28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전 국무총리)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를 향해 경제 정책 등을 고리로 한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김 전 대표에게는 탈당 후 제3 지대 연대에 시동을 건다면 자신이나 바른정당이 이를 "검토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전후해 어느 정당이든 입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정 이사장에게는 바른정당 입당을 권유했다.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 온 유 의원과 제3 지대 연대의 중핵인 김종인 전 대표, 이들과 경제 정책과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교집합이 큰 정 이사장이 당적을 뛰어넘어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유 의원과 정 이사장,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경제 길을 묻다' 긴급 토론회에서 만나 재벌 개혁·성장 전략·일자리 창출 및 노동 문제 등 경제 현안을 두고 폭 넓은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를 전후로 해 유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정 이사장과 김 전 대표는 "경제에 대한 철학 등 유사점이 많다"며 "앞으로 협력할 일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능성은 늘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 전 총리가 아직 어느 정당으로 갈 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제 입장에서야 바른정당에 오면 바른경제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민주당을 나와 (빅텐트를 구축)할 생각이 있다면 저나 바른정당이나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김 전 대표에 대해 "기존의 민주당 노선과 달라 보수 쪽에서도 받아들일 부분이 많다"는 말도 남겼다. 다만 유 의원은 "저는 개헌보다 오늘 같이 중요 정책이나 가치 중심으로 (연대를) 하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무슨 경제를 고리로 연대가 되겠냐"고 선을 그었으나, 대선 정국이 본격화될 경우 '반(反)문재인 연대'의 다양한 시나리오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입당 권유를 받은 정 이사장도 이날 "오늘 모임에 정치적 의미는 하나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동반 성장론'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 이사장은 지난 21일 "이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민주당, 늘푸른한국당 등 여러 정당에서 접근해 오고 있다"며 "지금 입당하면 불쏘시개 역할 밖에 못하는 만큼 우선 힘을 키우고 탄핵 인용 또는 기각이 결정을 즈음에 정당에 가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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