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끝까지 남탓…박근혜 '세월호 7시간' 답변서 황당"

[언론 네트워크] 유경근 "대통령, 세월호 90%가 물에 잠겼을 때 해경청장에게 지시"

"끝까지 남탓, 언론탓만 한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답변서. 너무 황당하다."

10일 저녁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00일 시국강연에서 박주민(43.서울 은평구 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말이다. 그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측 탄핵심판 법률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답변서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비판했다.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답변서에서 '박 대통령은 할 일을 다 했지만 언론의 오보로 혼선이 생겨 초기 대응이 늦었다'고 설명하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책임을 모두 언론 탓으로 돌렸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2017.1.10.동성아트홀) ⓒ평화뉴스(윤명은)

박주민 의원은 "1천일만에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박 대통령의 공식입장 완결편이 나왔다"며 "컨트롤타워라는 청와대는 당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에 어떤 구조지시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를 받았다고는 하는데 구조인원 수치도 틀리고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다녀온 뒤에도 어떤 지시도 하지 않았다"면서 "하루종일 옷 갈아입고 중대본가서 헛소리하고 다녀와서는 아무것도 안하는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 끝까지 남탓만한 대통령"이라고 허탈해 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추모하는 시국강연이 대구에서 열렸다. '세월호참사 대구시민대책위원회'와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로부터 1,001일째인 10일 저녁 7시 동성아트홀에서 '세월호 참사 1,000일 시국강연'을 열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예은아빠 유경근(47)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강연으로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가량 이어졌다.

▲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2017.1.10) ⓒ평화뉴스(윤명은)

박 의원과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날 강연서 대통령의 답변서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유경근 집행위원은 "17장짜리 종이에는 대통령이 언제 세월호 참사를 인지했는지 그 시간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고 어떤 조치를 내렸는지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특히 답변서에 따르면 참사 당일 오전 10시 30분 박 대통령은 해경청장에게 전화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유 집행위원장은 "딸 예은이와 통화도 10시 15분에 끊어졌고, 가장 길게 통화하거나 문자한 아이들도 10시 17분"이라며 "대통령이 해경청장에게 지시를 한 시간에는 이미 배의 90%가 물에 잠겼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어떤 조치도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도 "정부의 최초 사고 인지 시간부터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배가 기울고 있을 때 청와대는 보고조차 받지 못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유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의 사적인 7시간이 궁금한 게 아니라 참사가 발생한 시간에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움직였는지가 궁금한 것"이라며 "그러나 세월호에서 보듯 박근혜 정부는 재난에 대한 어떤 대응 시스템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그렇다"고 씁쓸해했다.

때문에 박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빨리 통과돼 올 상반기에 제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을 계획 중이다. 특별법은 신속처리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된 상태다. 416가족협의회도 지난 7일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를 만들었다.

박 의원은 "세월호 특조위를 질식사시킨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비선실세들을 진상규명 검증대에 세워야 다시는 세월호 같은 참사가 없을 것"이라고 했고, 유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9월 특조위가 강제해산됐다. 이제 믿는 것은 제2기 특조위 뿐"이라며 "국민들의 집단지성과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 1천일이 지났지만 또 다시 시작이다. 국민들이 있어야 세월호 참사 진실을 알 수 있다"고 호소했다.

▲ 세월호 1천일 강연에 참석한 대구 시민들(2017.1.10) ⓒ평화뉴스(윤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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