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펄펄 끓는 북반구…인도·파키스탄선 폭우로 수십명 사망

주말 스페인 남부 46도·주중 독일까지 40도 더위 덮칠 듯…'폭우' 파키스탄선 3일간 45명 사망·인도선 5층 건물 붕괴도

주말 스페인 남부 기온이 46도까지 올라 60년 만에 6월 폭염 기록이 경신되는 등 유럽이 이른 더위에 펄펄 끓고 있다. 몬순(계절풍) 우기가 이르게 확산한 인도·파키스탄에선 폭우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장마가 조기 종료된 일본도 기록적 더위를 맞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28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남서부 우엘바주 엘그라나도 기온이 46도로 측정돼 기록 이래 6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1965년 6월 남부 세비야에서 측정된 최고 기온이었던 45.2도를 60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스페인 기상청은 폭염이 29~30일에도 지속돼 30일에도 남서부 및 북동부 지역 최고 기온이 42도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측했다. 또 북부 지역은 다음달 1일부터 더위가 다소 주춤하겠지만 남서부 등 다른 지역은 주 중반까지도 여전히 40도 넘는 극심한 더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스페인 보건부는 북부와 서부 많은 지역에 무더위로 인한 최고 단계의 건강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남유럽 이웃국 포르투갈 또한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는 중이다. 포르투갈 해양대기연구소(IPMA)에 따르면 29일 수도 리스본에서 동쪽으로 80km가량 떨어진 중부 에보라 지역 모라의 최고 기온이 46.6도까지 올라갔다. 이날 해안가 일부를 제외한 포르투갈 중부 및 남부 전반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수도 리스본 일부 구역 기온도 41.4도까지 치솟았다.

리스본 기온은 30일에도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IPMA 예측에 따르면 이후 더위가 약간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남부 지역은 이번 주 중반에도 40도 넘는 더위에 시달릴 전망이다.

이탈리아에서도 폭염이 지속돼 이탈리아 보건부는 29일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등 유명 관광지를 포함해 이탈리아 전역 21곳 도시에 폭염으로 인한 최고 단계의 건강 경보를 발령했다. 이 단계에선 건강한 사람도 더위로 인해 건강 위험을 겪을 수 있다.

<AP> 통신은 폭염으로 인해 로마 인근 라치오주, 중부 토스카나주 및 움브리아주, 남부 풀리아주 및 칼라브리아주 등 이탈리아 여러 지역에서 가장 더운 시간 실외 노동을 금지하려 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이 이러한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 중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주말 로마의 콜로세움, 트레비 분수 등 명소 근처에서 관광객들이 더위를 피하려 우산을 쓰고 음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고 전했다. 나폴리, 밀라노 등에서도 관광객과 주민들을 상대로 레모네이드 판매가 성황이었다고 한다.

더위는 이번 주 중서부 유럽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독일 기상청은 이번 주 중반 프랑크푸르트 인근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남부 및 서부 광범위한 지역에 더위 경보를 내린 상태다. 프랑스 기상청도 이 주 중반까지 40도 넘는 폭염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며 거의 전국에 무더위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 기상청은 30일~다음달 1일 남동부를 중심으로 35도까지 기온이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주 폭염으로 1억3000만 명이 폭염 경보 및 주의보 아래 놓였던 미국에선 뜨거운 차량 안에 방치된 어린이 사망이 속출했다. 미 비영리단체 어린이·차량안전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명의 어린이가 이러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이 중 7건이 더위가 기승을 부린 6월에 일어났다.

영국 BBC 방송은 개별적인 극단적 기후 현상을 기후변화와 연관시키긴 어렵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더 강하고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폭우로 파키스탄서 3일간 45명 사망·인도선 건물 붕괴도…'장마 조기 종료' 일본은 기록적 6월 폭염

본격 우기에 접어든 남아시아 지역에선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인도 기상청은 29일 예년보다 9일 이르게 몬순 우기가 인도 전역을 덮었다고 밝혔다.

인도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30일 오전 북동부 히마찰프라데시주 주도 심라 바타쿠파르 지역에서 폭우로 5층 건물이 붕괴했다. 해당 건물 붕괴가 예측돼 전날 밤 미리 대피가 이뤄져 부상자는 없었다. 지난 24시간 동안 익사 등으로 3명이 이 주에서 사망하며 이번 우기 기간 히마찰프라데시에서만 20명이 폭우와 연관돼 숨졌다.

인접한 북동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르카시에선 29일 오전 폭우로 건설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 야무노트리 도로 인근에서 호텔을 짓던 노동자 임시 숙소가 산사태에 휩쓸리며 9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파키스탄에서도 폭우로 불과 며칠간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국 <신화> 통신에 따르면 29일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지난 26일 우기 시작 이래 폭우 관련 45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상자 대부분은 지붕 붕괴 및 홍수로 가옥과 다리가 휩쓸려 나가며 피해를 입었다.

동아시아에서 일본은 이례적인 조기 장마 종료에 폭염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주 일본 기상청은 규슈, 시코쿠, 주고쿠 등에서 장마가 평년보다 3주가량 일찍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0일 일본 NHK 방송은 일본 전국 900여개 관측 지점 중 630곳 이상에서 30도가 넘는 기온이 관찰됐으며, 이는 2010년 이래 6월 중 가장 많은 숫자라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교토부 후쿠치야마시, 기후현 다지미시,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 등 일부 지역 기온이 37도를 넘기며 각지에서 무더위가 이어졌다. 도쿄도에서만 이날 오후 3시까지 32명이 열사병 의심 증상으로 병원에 실려갔다.

▲2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폭우로 도로가 침수된 가운데 한 어린이가 다른 어린이를 휠체어에 태워 가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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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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