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의원은 29일 오전 치러진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과반인 18표를 먼저 득표해 승리자가 됐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은 38명이지만, 재판 중인 박선숙·김수민·박준영 의원은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여서 유권자 수는 35명이었다. 국민의당은 개표 진행 중 한 쪽이 18표에 도달한 경우, 나머지 표의 향방은 공개하지 않기로 해서 전체 표 수는 알 수 없었다.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주 의원과 짝을 이뤘던 조배숙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은 더불어민주당 등 민주당 계열의 야권 정당과는 달리,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제'를 채택하고 있다. 제도상으로 보면 새누리당과 오히려 유사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구도는 '호남 대 안철수계'로 요약됐다. 국민의당 의원 38명 가운데 호남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지역구 당선자를 25명 배출했고, 안철수 전 대표(서울 노원병)과 김성식 의원을 제외한 당선자는 모두 광주·전남·전북에서 나왔다.
반면 13명인 비례대표 의원들 가운데는 박선숙·이태규 의원 등 2012년부터 안 전 대표를 도운 참모들과, 이상돈·이동섭 의원 등 안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 또 총선 때 당에 새로 영입된 전문가 출신 인사 등 이른바 '친안철수계'가 다수였다. 국민의당 한 비례대표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에 박지원 의원이 유력한데,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호남 출신인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며 "당에 수도권 출신 의원이 2명밖에 없다. 그 중 하나인 김성식 의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말대로, 이번 경선에서 주로 부각됐던 부분은 정책이나 노선 차이보다는 △새 대표-원내대표 간 '지역 안배'론,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의 위상과 관련된 부분 등이었다. 경선 국면에서 주 의원은 호남이 당의 뿌리임을 강조하며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반(反)수구, 반(反)패권'과 '개혁'을 내세우며 "호남, 영남, 수도권을 망라하면서 '승리하는 국민의당'으로 나아가는 윤활유가 되겠다"고 밝혀 왔다.
물론 주 의원이 김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먼저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 오며 의원들에게 스킨십을 열심히 했던 부분도 상당한 득점 요인이 됐다. 주 의원은 지난 총선 이전인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고,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으로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사퇴한 후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하게 됐을 때도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직에 전념하고 원내대표는 새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재선인 김 의원보다 선수(選數)에서 앞선 것도 '플러스'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사례에서 "까딱 잘못하면 국민의당이 제4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고, 당 지지율도 침체돼 있다며 "우리 당을 지지했던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다. 지지율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경선 국면에서 강조했던 대로, '호남 민심'을 우선으로 한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는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선출된 권력"이 아님을 지적하며 "국회가 선출된 권력기관으로서 모든 국정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야 3당에 여·야·정 국정 협의체를 시급히 구성해서 국회가 24시간 불을 밝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게 국회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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