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몸빼' 바지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최재천의 책갈피] <교양으로서의 패션> 히라요시 히로코 글, 이현욱 번역

"어머니의 신체에서 떨어져 나온 아기는 한 장의 천만 주어집니다. 그것은 마치 잃어버린 어머니의 태내, 즉 어머니의 피부를 대신합니다. 이를 두고, 르무안 루치오니는 '태반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옷을 입어 그 위에 표면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옷의 시작이다. "태아가 어머니의 태내에 감싸여 있는 것처럼 인간의 신체를 꼭 맞게 덮어 피부를 매끄럽게 감싸는 형태가 옷"이다.

패션은 개인의 심리다. " 패션은 특정 모형을 모방하지만, 같은 사회에 사는 사람들과 같아지고 싶은 동일화의 바람, 남들과 달라지고 싶은 차별화의 욕망을 동시에 이룹니다. 이처럼 게오르크 지멜은 근대도시의 발전에 따른 개인과 집단의 관계로 패션을 설명했습니다."

패션은 구별이다.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에서, 복장은 '금전적 형편의 증명'이며 '타인이 순식간에 그것을 이해하게 하는 가장 뛰어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드레스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아한 드레스가 우아함이라는 목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지 고가라는 사실뿐만 아니라. 동시에 한가함도 표시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입은 사람이 비교적 콘 가치를 소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면서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소비한다는 것도 입증한다."

패션은 자유를 획득했을까. "20세기 패션은 여성의 신체 해방을 주장해 왔습니다. 여성의 신체를 구속한 속옷과 드레스를 배제하고 여성의 신체를 해방하는 것이 이상이라고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해방이 지속하려면 먼저 구속되어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큰 모순이 숨어 있습니다. 도리어 패션은 실현이 어려운 이야기를 계속함으로써 항상 새로움을 연출하는 장치로 기능하는 것입니다."

패션지에서 사진이 중요할까. 말이 중요할까. 롤랑 바르트는 말의 힘을 강조한다. 그는 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패션세계에서 말의 기능을 분석해 말과 인상의 관계를 다른 시각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사진 자체는 유행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사진에 덧붙인 말이 그 사진에 찍힌 옷이 유행한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책읽기에 조급함이 생겨나는 요즘이다. 아는 것은 없고, 모르는 것은 많다. 아는 것도 모르고, 뭘 모르는지 조차도 모른다. 시간은 갈수록 빠듯해지고.

저자 히라요시 히로코는 고베대학교 대학원 교수다. <교양으로서의 패션>은 2023년 7월 도쿄대학에서의 4일 간 집중강의 '패션을 생각하다! 패션으로 생각하다'의 내용을 옮긴 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책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자) 일본 여성들은 '몸빼'를 만들어 입었습니다. 몸빼는 하카마처럼 생긴 와후쿠의 일종으로 원래는 농촌의 작업복이었습니다."

인문학과 예술학을 아우르는 작지만 탄탄한 패션 교양서

▲<교양으로서의 패션> 히라요시 히로코 글, 이현욱 번역 ⓒ서해문집

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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