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등등' 정우택 "유승민, 점령군처럼 들어오려"

"탈당파, 정체성 불분명한 정치 실험…비대위장 직접 인선하겠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1일 당내 비주류 의원 33명이 탈당 의견을 모든 것에 대해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치 실험"이라고 폄하하며, 연내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접 인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주류 비대위원장 추천권 보장'이라는 자신의 취임 일성에 따라 비주류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후보로 추천했음에도 친박계가 거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쓰며 친박계 입장을 대변했다.

정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전권(을 달라) 독배(를 마시겠다)와 같은 과격한 표현을 쓰며 점령군 식으로 들어오는데 (친박이) 가만히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한 기자 간담회에서 "비대위원장에 특정인(유승민)이 안 된다고, 또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탈당까지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탈당파 의원들의 신당 창당 추진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정치인이라면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치 실험을 하기 보다 대한민국 유일 보수정당 법통이 있는 새누리당에서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변화로 당을 재건하는 결연한 모습이 옳은 자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점"이라며 "비주류 분들께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드렸지만, 그분들께서 오늘 탈당 선언으로 그 권한을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유승민은 절대 안 된다'는 친박계의 반발에 따라 자신이 보장했던 '비주류 비대위원장 추천권'이 폐기된 것과 다름 없는 상황임에도, 비주류가 결과적으로 쥐지 못한 추천권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보수를 통합하고 새누리당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신보수의 깃발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격륜 있는 분을 모시도록 하겠다"며 "다른 당은 벌써 (대선 후보) 경선 룰을 짜고 진도가 나가고 있는데, 우리 당은 내분 속에서 언제까지 갈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결정"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탈당 만류 및 잔류 종용에 총력을 기울일 의사도 밝혔다.

그는 비주류가 밝힌 탈당 결행 시점 27일까지 "이 당에서 보수 법통을 지키고 새누리당을 지키기 원하는 의원들과 함께, 탈당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의원들이 탈당을 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이 탈당 대열에 서며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새누리당에 '출당' 요구를 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마음을 여기에 둘 것이냐 안 둘 것이냐가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마음을 제가 들어보고 여기에 있어도 도저히 마음을 두지 못하겠다는 분이 있으면 원내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직을 겸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전혀 없다"며 "정치는 생물이다. 저는 앞날 예측을 단정적으로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시점까지는 겸임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한 반발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제가 (비대위원장 후보를) 전국위에 넘기는 결정권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당에는) 주류라는 진영이 있다"면서 "2선 후퇴는 앞에 안 나서겠다는 것이지 진영은 살아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박계에서는 "유 의원이 전권과 독배란 과격한 표현을 하면서 점령군 형식으로 들어오는데, 심하게 말하면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에 가만히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 친박 의원들이 (유 의원 등이) 탈당 길을 다 깔아놓고 인제 와서 명분 쌓기를 하려는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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