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與의원 31명 탈당계…"박근혜 私黨 나간다"

원희룡 등 35명 27일 탈당할 듯…유승민 "떳떳한 보수 위해 나간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주류 의원 31명이 21일 오전 탈당계를 작성했다.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탈당에 의견을 모은 이들은 35명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준석 전 비대위원 등 원외 인사들도 탈당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추가로 탈당에 함께할 의원을 더 모으고, 각 지역구에서 유권자들에게 탈당 불가피성을 설명 및 호소한 후 오는 27일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비주류 모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 '탈당파' 비주류 의원 회동 후 이같이 밝혔다.

탈당파가 교섭 단체를 충분히 구성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새누리당 '분당'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회동에는 황영철·김영우·김학용·김세연·강석호·오신환·김현아·홍문표·정양석·김정재·박인숙·장제원·주광덕·이학재·정운천·유의동·권성동·이진복·나경원·정병국·김무성·유승민·이군현·이종구·김성태·김재경·송석준·정용기·이은재·하태경·윤한홍·박성중·이혜훈·주호영 등 총 33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이른바 '중도 모임'의 메신저 격으로 참석한 주광덕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아닌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다시 추대해 보자"는 의견만을 전달하고 탈당 행렬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최근 원내부대표로 임명한 송석준 의원 또한 '탈당 반대' 의견을 내고 회동에서 일찌감치 빠져나왔다.

회동은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해 2시간가량 이어졌다. 회의 장소에서는 탈당 시점 및 방식에 대한 기본적 논의부터,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고민 등이 다양하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비례대표 의원은 김현아 의원 1인으로, 이들은 새누리당에 김 의원의 '출당'을 "정중하게 요구하기로 했다"고 황 의원은 밝혔다.

회동을 마친 후 황 의원은 대표로 참석 의원들의 '탈당의 변'을 낭독했다.

그는 "오늘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의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 출발을 하기로 다짐했다"며 "친박·친문 패권 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듦으로써 안정적이고 개혁적인 운영을 할 진짜 보수 세력의 국면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저희는 개혁적 보수정치 미래 위해 험한 가시밭길을 택했다. 어떠한 고난도 마다치 않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분당을 위한 탈당파 의원들의 '준비위원회'는 주호영·정병국 의원이 지휘하기로 했다.

누구보다 '당내 투쟁'을 우선 시도하려 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최근 상황에서 친박들의 행태를 보면서 (탈당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비주류가 추천한 인사를 당 비대위원장으로 하겠다'고 했음에도, 막상 비주류가 유 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 후보로 내세우자 친박계가 말을 바꾼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친박계는 '배신자 유승민만은 안 된다'는 공격을 함과 동시에 물밑에서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시도 등을 자체적으로 해 사실상 비박계의 탈당을 종용, 분당을 자초하고 말았다.

유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에서 보수 개혁과 보수 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치 혁명을 해보고자 끝까지 노력했습니다만, 새누리당 안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국민들이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저희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그런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가슴 아프다"며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 먼저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2012년 박근혜 정부 탄생을 위해 온몸을 바쳐 뛰었다"며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는 헌법 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을 실망시켰다"고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목숨 걸며 싸우면서 막아야 했었습니다만은 저희들의 노력이 부족했단 점을 이해한다"며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으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사죄드린단 말씀을 꼭 전해 드리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탈당파 의원들은 앞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과도 함께 신당 창당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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