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목소리 또 공개 "왜 못 막았어…얘기를 짜봐"

민주당 박영선, 최순실 '증거 인멸' 정황 추가 공개

최순실 씨가 국내 입국 전 증거를 인멸하고 조작하려는 듯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서 최 씨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 4개를 공개했다.

먼저, 녹취록에서 최 씨는 통화 상대방인 A씨에게 "(정현식 전) 사무총장이 뭐라고 했다는 거야. 그럼 내가 SK를 들어가라고 했다고"라고 물었고, A씨는 "네. 회장님이 지시를 했고, 최순실 씨가 지시를 했고 박헌영 (미르재단) 과장이 기획서를 만들고 박헌영 과장하고 본인하고 그 기업을 방문했고 안종범 수석이 또 확인 전화가 왔다. '잘 됐냐'고. 이거를 다 이야기한 겁니다, 벌써.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이 말을 들은 후 "그럼 어떻게 해요. 국가 그걸로 가겠네"라고 말했다. 정황을 따져 보면, 최 씨가 실제로 미르재단을 만드는 과정에 깊숙 개입했다는 것을 전제로 대화가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 녹취록에서 최 씨는 "왜 정현식 총장(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얘기한 거를 못 막았어"라고 라고 말했다. A씨는 "정동춘 이사장님하고 김필승 이사님도 막으려고 했는데 본인이 너무 완고해 가지고(막지 못했다)"라고 답한다. 정동춘 씨는 최 씨의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이다.

이 같은 대화는 정현식 전 사무총장에 대한 '입막음'을 최 씨가 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세 번째 녹취록에서 최 씨는 "그거를, 얘기를 좀 짜보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적극적으로 상황을 조작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들게 한다. 그러면서 최 씨는 "그리고 그쪽에서 안 수석하고 얘기를 했다는데 그게 뭐 말이 되느냐. 그리고 그 사람이 무슨 감정으로 얘기를 했는지"라며 "안은 지금 뭐라 그런데요"라고 청와대의 분위기를 살폈다. A씨가 "안 수석은 지금 어저께 기사로는 교체 얘기가 나오더라고요"라고 답했고, 최 씨는 "교체"라고 반문했다.

네 번째 녹취록에서 최 씨는 "우리는 뭐 SK에서 지시받고 그런 적이 없고 한 번 부탁을 해보라고 그래서"라고 사실을 감추려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현재 녹취록의 통화 당사자는 재단 관계자로 추정되고 있다. 이 녹취록은 최 씨가 국내에 들어오기 직전에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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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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