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까닭
아직까지 대통령 직을 유지하고 있는 박근혜는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거짓말공화국으로 만든 주범이다. 최순실은 국정을 농단했고 박근혜는 헌법을 농단했다. 이 칼럼에서 굳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 까닭은 그를 폄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미 국민에게 탄핵 당한 대통령, 며칠 안으로 국회에서 탄핵 당할 대통령이어서도 아니다. 대통령이라는 직함마저도 이젠 사치라는 지극히 개인적 판단 때문이다.
'거짓말'하면 이적이 처음 부르고 한동근·최효인이 <듀엣가요제>에서 불러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은 노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생각난다. 아마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찍은 사람들, 그동안 콘크리트 지지를 보냈던 이들에게 이 노래가 가장 가슴에 와 닿지 않을까.
그 노랫말의 일부를 소개하면 이렇다.
"내겐 잘못이 없다고 했잖아/나는 좋은 사람이라 했잖아/상처까지 안아준다 했잖아/거짓말, 거짓말 음/다시 나는 홀로 남겨진 거고/모든 추억들은 버리는 거고/역시 나는 자격이 없는 거지/거짓말 음/(중략)/우우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우우우우우 찬바람에 길은 얼어붙고/우우우우우 나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네."
박근혜는 노래가사처럼 내겐 잘못이 없다고 했다. 최순실 등 측근들이 잘못했을 뿐이라고 당당하게 온 국민 앞에서 누누이 말했다. 지금은 홀로 남겨졌다. 아니 처음부터 순실네와 몇몇 환관내시를 빼면 수십 년간 부모와 형제자매가 사실상 없는 천애고아였다. 그런데 지금은 최순실이 국정조사 청문회 불참 이유서에서 밝힌 말마따나 '영어의 몸'이어서 박근혜 곁을 지킬 수 없으니 스스로를 '청와대 고아'라고 생각할 것 같다.
대한민국 4900만 명이 박근혜는 대통령 자격이 애초부터 없었던 비정상인이라는 것을 이제야 확실히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대통령)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던 게 틀림없다. 지금 이 순간은 아마도 '역시 나는 자격이 없는 거지'라고 깨닫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탄핵의 찬바람에 박근혜의 길은 얼어붙고
탄핵의 찬바람에 박근혜의 길은 얼어붙었다. 그의 마음도 몸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다. 순실이 옆방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영어의 몸'이 되어야 하는지, 차은택의 옆방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영어 회화책'을 읽어야 하는지 가늠조차 어렵다. 통증이 몰려온다. 피로가 몰려온다. 그런 그에게 마늘주사, 태반주사를 놓아드려야 하나.
누구는 최순실게이트라고 한다. 누구는 박근혜게이트라고 한다. 누구는 약물게이트라고 한다. 누구는 의료게이트라고 한다. 누구는 부패스캔들이라고 한다. 또 누구는 청경유착이라고 한다. 이 모든 게이트를 관통하는 공통분모가 있다. 거짓말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댔다. 재벌총수, 주치의, 의무실장, 간호장교, 비서실장, 문고리 3인방,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 전경련 부회장, 경호실 등 박근혜를 지근거리에서 모셨던 이들과 그와 한통속이 되어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하며 잇속을 채웠거나 채우려 했던 모든 이들이 거짓말의 달인들이었다.
대한민국은 거짓말의 달인들이 통치했던, 거짓말 공화국임이 분명하다. 사기와 범죄와 부패에는 늘 거짓말이 찰거머리처럼 몸에 붙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혀와 목구멍에는 악취를 풍기며 거짓말을 일분일초 쉬지 않고 쏟아내는 음성세포들이 수억 개씩 존재한다.
박근혜-최순실 부역자들은 모두 거짓말의 달인들
그리하여 자발적으로 돈을 냈다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청와대의 강요, 그것도 세세하게 지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냈다고 갑자기 검찰에 가서 말을 뒤집어 자신이 수개월 간 천하의 거짓말쟁이였음을 고백한다. 용기가 아니라 면피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가 걸어가야 할 마지막 길, 즉 말로는 너무나도 뻔하다.
백옥주사, 마늘주사, 태반주사가 청와대 직원용이라고, 대한민국 국민 아무도 믿지 않는 사실을 말하던 청와대 의무실장은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지금까지의 진술은 거짓말이었다고 말을 뒤집었다. 군인, 의사, 관료, 정치인, 기업인 등 모두가 거짓말쟁이인 나라에 미래는 없다. 이들을 처단해 국민을 우롱하면 어떤 벌을 받는지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백서를 남겨 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거짓말을 했고 헌법 유린과 국정농단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를 했는지, 어떤 혁혁한 유린·농단 공로(?)를 세웠는지 수백, 수천 쪽의 역사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의 가족과 친척, 이웃, 친구, 동창은 물론이고 이 땅의 후손들이 수십, 수백 년이 지나도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이것이 그들에게 가할 수 있는 최고의 형벌이다.
그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의 형벌이 되어야 한다. 신들이 시지프스에게 끊임없이 산꼭대기에까지 바윗덩어리를 굴려 올리게 하는 형벌을 내렸다면 대한민국 국민은 박근혜-최순실 일당과 삼성 등 재벌 총수를 포함한 그 부역자 등에게 대한민국을 파괴하려한 형벌을 영원히 받도록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많은 사람과 집단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어느 집단도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하지 않았다. 위기가 파멸로 이어지느냐, 기회로 연결되느냐는 위기에 놓인 개인과 집단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을 국민에게 털어놓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런 과오를 두 번 다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이를 실천해야만 위기가 기회가 된다.
그 아버지에 그 딸과 아들-대통령과 재벌의 부적절한 만남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와 그의 후계자 전두환이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짓을 30~40년의 시차를 두고 저질렀다. 기업의 약점을 잡고 기업을 겁박해 돈을 뜯었다. 청문회에 나온 재벌 총수의 대다수는 대를 이어 대통령과 얽히고설킨 부패 스캔들에 주역으로 참여했다. 아버지가 앉았던 국회의사당 그 자리에 아들이 앉아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권력을 쥔 자와 그에 부역하는 자들은 권세와 호가호위를 내세워 기업의 민원을 들어주고 냄새나는 황금을 취했다.
박근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업한테서 돈을 받았다고 한다. 지나가는 개가 웃을 핑계다. 대통령이 요구하니 기업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주었다고 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변명이다. '견소우소(犬笑牛笑)'는 소통 전략이란 말을 갖다 붙일 수 없다. 국민의 눈높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짓말이다. 돈을 뜯은 박근혜-최순실 일당이나 돈을 뜯긴 기업(아니 삼성 등 일부 기업의 경우 먼저 알고 찾아간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이나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하는 데는 형님아우다.
거짓말 하는데 쓴 머리를 진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에 사용했더라면 이 나라 경제가 지금 이 모양, 이 꼴을 하고 있지는 않을 터이다. 그들은 말로만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들먹였지, 실은 이런 슬로건에다 보톡스 주사를 놓고 금실 리프팅 시술을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돈을 뜯어내기 위한 국민 눈속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온 국민이 보고 하품하던 늘품 체조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오로지 돈에만 관심이 있다 보니 이들에게 진실의 힘, 국민의 힘이 눈에 보일 리 없다. 순간적으로는 보물을 얻은 것 같고 대대손손 부자로 떵떵 거리며 살 수 있을 것으로 여겼지만 이제 눈앞에 펼쳐질 것은 죽음보다 못한 삶이다. 가발을 써봤자, 성형을 해봤자, 화려한 옷으로 치장을 해봤자, 외국으로 나가봤자 그들의 삶은 고통의 연속일 것이다. 줄기세포 주사, 태반주사, 마취약, 수면제를 맞고 먹어보아도 더 지독한 불면의 밤, 은둔의 낮을 보내야 할 것이다.
일장춘몽이 된 유신공주 행복 시대
강남 아줌마의 갑질도, 공주도, 여왕의 시대도 이제 일장춘몽이 돼버렸다.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 그것도 능력이라고 외쳤던 말공주 정유라의 삶도 ‘개·돼지’보다 훨씬 못한 고통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공과 사를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공적인 자리, 그것도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사회를 위험, 나아가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또한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총리 등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에 대해서는 진영 논리나 유언비어에 휘둘리지 않고 차가운 얼음 위에 뇌를 올려놓는 냉정함을 갖고 선택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국민 곁에 가까이 두지 않아야 거짓 사회가 오지 않는다.
거짓은 어두움이다. 참은 빛이다. 어둠은 잠시 빛을 이길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박근혜 시대는 어둠의 시대, 거짓의 시대였다. 이제 빛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박근혜 시대는 행복시대가 아니라 불행시대였다.
이제 참 행복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박근혜 시대의 민낯을 화장 없이, 보톡스 시술 없이 드러내야 빛의 시대로 갈 수 있다. 박근혜 시대 너머는 박정희 망령에 씌어 그 딸에 열광한 이들이 두 번 다시 부패보수 세력의 거짓에 속지 않을 때 비로소 올 것이다. 박근혜 시대는 대통령이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불안 사회였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공포 시대였다. 박근혜 시대 너머는 한마디로 안전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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