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괴담? 청와대가 괴담 진원지"

4.16연대 청와대 해명 반박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보나?"

청와대가 19일 공식 홈페이지에 '세월호 7시간, 대통령 어디서 뭘 했는가. 이것이 팩트'라며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해명글을 올렸다. 그러나 의혹이 진화되기는커녕 점점 더 논란을 낳는 모양새다. "시원찮은 정도가 아니라 계속되는 거짓말은 또 거짓말을 낳을 뿐이라는 것만 보여주는" 해명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는 20일 청와대 해명에 대해 긴급 브리핑 자료를 내고 "청와대가 제시한 세월호 7시간 대통령 행적 타임라인과 언론 오보 탓 모두 엉터리"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은 크게 두 가지. 우선 "대통령은 관저집무실 및 경내에서 당일 30여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관저 집무실에서 정상 업무를 했다는 얘기다.

ⓒ청와대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것은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관저 집무실은 대통령이 출근 전이나 퇴근 후 관저에서 이용하는 곳"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4.16연대는 이에 동의하며, "과연 정상적인 집무, 즉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게 맞느냐"고 되물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침몰 첫 보고를 올린 시각은 오전 10시. 세월호 좌현이 거의 다 물에 잠긴 후였다. 그러나 '보고'만 있었다. 이 보고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국가 재난 대응의 최고 지휘자인 대통령이 보고만 받고 지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청와대
4.16연대는 이에 의문을 표하며 "청와대는 박근혜가 처음으로 받아보았다고 주장하는 국가안보실의 '종합 서면보고'의 실체부터 확인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보고 자체가 없었던 게 아닌지도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보고 시각도 수상하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비서실 등은 모두 사고를 최초로 인지한 때를 "9시 19분, YTN 보도를 통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TV를 보고 인지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긴급한 상황에서 41분이 지나서야 대통령에게 보고를 한 이유는 뭘까? 4.16연대는 "'어떤 사정이, 가령 대통령을 바로 보기가 어려운 어떤 사정?' 즉 이러한 상식적인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첫 지시가 나온 것은 10시 15분. 지시 내용은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었다. 당시는 이미 세월호가 거의 침몰해가는 상황이었다. 4.16연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 박근혜는 매우 상투적인 지시만을 했다"며 "이는 당일 박근혜가 오후 5시 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와서 한 이야기만 이상한 했던 것(구명조끼 언급)이 아니라 오전 10시 15분 지시부터 이미 상황파악을 못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10시 30분 박 대통령이 해경청장에게 직접 전화했다는 점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았다. 4.16연대는 "통화가 존재했는가 자체가 의문"이라며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당시 박근혜가 해경청장에게 어떤 식으로 전화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당시 김기춘 실장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청와대는 2014년 4월 16의 비극에 대해 "이 날의 진짜 비극은 (언론의) 오보에 따른 혼돈"이라고 규정했다. 사고가 참사로 이어진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때문이 아니라, 오보를 낸 언론 탓이라는 해명이다.

4.16연대는 청와대의 이같은 원인 돌리기에 대해 언론 오보의 원인은 바로 해경과 중대본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언론의 오보 중에서 대표적인 오전 11시 1분 전원구조 오보 이전의 '거의 다 구조' 오보나 '순조롭게 구조' 오보의 경우는 해경이나 중대본이 출처"라며 "따라서 해경이나 중대본이 언론에 정보를 그렇게 주었기 때문에 혼선이 일어난 것이지 언론 때문에 혼선이 일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

당시 해경은 두 눈으로 승객 대부분이 배안에 있었다는 상황을 인지했다. 해경이 곧 정부고 청와대가 바로 구조 지휘 최고 윗선인데 오보 탓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청와대는 당시 언론 보도가 오보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알았다면 왜 그대로 방치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4.16연대는 "청와대는 2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언론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후안무치한 짓을 하고 있다"며 "7시간 동안 정상적이며 공식적인 집무, 즉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게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그 보고와 지시 과정에서 다 드러났다. 얄팍한 수로 기만하고 면피하려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를 요구하는 동시에 박근혜를 수사 대상으로 하는 독립적인 수사위원회와 같은 대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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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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