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백남기 시위, 중국어선처럼 공권력 무력화"

"특검이 아니라 부검 필요"…野 "정진석, 초심으로 돌아오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0일, 고(故) 백남기 농민 죽음에 대해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불법 조업 중국어선에 빗대며 "지금은 특검을 해야 할 때가 아니라 부검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하고 "국가 공권력 무력화는 서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 공권력을 무력화하는 사람들이 광화문의 영웅으로 행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월호 천막, 불법 시위 중 사망한 백남기 씨 천막은 국가 공권력 추락이 빚어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며 "불법 폭력 시위대는 광화문에 몰려가서 죽창 밧줄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경찰 눈을 찔러낸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려 하면 야당과 좌파 언론은 '국가 폭력' 운운하며 벌떼처럼 달려든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소한의 불법폭력 시위 대응 조치인 살수차에 들어가는 물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명백한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도 했다.

이어 "박 시장은 경찰의 물대포 대응이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 되었던 것은 아는지 모르겠다"면서 "박 시장은 불법 시위꾼들에게 아부하는 소리를 그만하고, 이제 경찰 병원에 가서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었던 의경들을 위로하는 일을 한번 해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금은 특검을 할 때가 아니라 부검을 할 때"라며 "그렇게 해야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야당은 정 원내대표가 갈수록 청와대와 입장을 같이하며 현안에 대한 강경한 발언들만 쏟아내고 있는 모습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합리적이고 소신있던 정치인 정진석은 어디에 있는가. 하루 빨리 허울뿐인 원내대표가 아니라 철학 있는 원내대표로 돌아오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불법조업 어선과 세월호·백남기 농민 천막을 동일시한 정 원내대표의 발언에 비판조차 아깝다"면서 "정부의 의견과 다르면 무조건 적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아집이 드러난 현실 인식에 답답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정 대표는 초심을 돌아켜보길 바란다"며 "도로 친박당은 안 된다며 김용태 혁신위원장 선임, 우병우 수석 운영위 출석 요구 등 할 일 할 말은 하던 정 대표의 모습에 국민은 많은 기대를 걸었다. 여의도 정치를 복원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은 시대적 과제였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실제 정 원내대표는 지난 8월 18일에만 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사퇴를 공개 요구하기도 했었다. 이에 앞서서는 "더 이상 관례를 들어 불출석을 양해해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민정수석 본인의 문제를 다루는 것인 만큼 (우 수석) 불출석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었다. (☞ 관련 기사 : 새누리 정진석 '반란'…"우병우 물러나라")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 관계자가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며 우 수석 국회 출석 불가 입장을 다시금 못 박은 이날에는 정작 우 수석과 관련한 언급은 아예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 간담회는 '현안 관련 간담회'로 공지되었었다.

정의당은 정 원내대표가 중국 불법조업 어선과 백남기 시위대를 연결시킨 것은 "구차한 모습"이라고 논평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공권력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무력화하는 것은 공권력 잘못을 문제 삼는 국민이 아니라 국가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그 일탈을 조장하는 집권 세력"이라며 "명색이 집권여당 원내대표인 만큼 아무리 청와대 눈치가 보여도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정도까지 망가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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