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태민 때도 '음해'라더니 최순실도"

김영주 "'최순실 게이트', 21세기 '구국봉사단 게이트'"

일명 '최순실 게이트'를 두고 "1970년대 구국봉사단 사건과 같은 게이트가 21세기에도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국봉사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퍼스트 레이디' 역할 대행 시절, 최태민 목사와 함께 조직한 단체로, 대기업의 자금 지원을 받아 국민 정신 개조 운동인 '새마음 운동'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서 1970년대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이 떠올랐다"며 "1970년대 구국봉사단 사건과 이번 사건의 전개나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이 어쩌면 이렇게 판박이처럼 똑같은지 놀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1975년 최태민 목사가 만든 구국봉사단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를 총재에 앉히고 온갖 전횡을 저질렀다"며 "최태민은 대기업 총수와 고위 임원들 60여 명을 불러다가 거액을 구국봉사단에 갹출하게 하고 정부 행정기관의 지원 속에 세력을 확장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가 이를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박 대통령이 최태민을 '친히 국문'했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의혹이 '음해'라며 반발했다고 한다"며 "나중에 수사 결과 최태민 씨는 당시 돈으로 2억 원이라는 거액을 수수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그런데 70년대 구국봉사단 사건과 같은 게이트가 21세기에도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에는 최태민 씨의 딸인 최순실 씨가 등장했다. 최순실 씨는 재단 이사장을 추천하는 등 설립 과정에 개입했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는 대기업들이 수백억 원의 돈을 갹출했으며, 정부 부처들은 일사천리로 재단 설립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이 재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한 조직이라는 의혹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폭로성 발언이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반응이 '구국봉사단 때의 반응'과 똑같다는 점을 지적하며 김영주 최고위원은 "최순실 씨는 대를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재단 만들기에 나선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70년대 구국봉사단 사건 때의 오욕을 되풀이 하실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관련 기사 : 朴 대통령, '최순실 의혹'에 "비상시국인데 비방이 난무")

김영주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께서는 이번에는 최태민-최순실과의 악연을 끊으셔야 한다"며 "'비선 실세'를 정리하시기 바란다. 청와대 '문고리 권력'과 우병우 수석도 정리하셔야 한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최순실 씨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설립에 어디까지 개입했고, 기업들은 '비선 실세'가 왜 그렇게 두려워서 거액의 출연금을 낼 수밖에 없었는지, 구체적인 사실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청와대는 이 문제를 해명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당내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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