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주민들 삭발식 "사드 배치 강행하면 총궐기"

사드 갈등, 성주에서 김천으로 확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벌이는 갈등이 경북 성주에서 김천으로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김천시 주민 900여 명이 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집회 및 삭발식을 가졌다.

사드 배치 반대 김천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서 나영민 투쟁위 공동위원장(김천시의회 의원)은 "김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사드 배치 철회"라며 국방부가 이같은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정부가 사드 부지를 불투명하게 선정했는데, 군민이 반대하니까 슬그머니 제3후보지를 거론했다. 일관성이 없는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면 어떤 정책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민구 장관이 현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면서 "유능한 장관이 와서 사드 배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위원장은 "우리는 사드가 대한민국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성주 주민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나 위원장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사드 배치 반대 김천 투쟁위원회 주최로 김천 주민 900여 명이 참석한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김천시 의원들과 일부 주민들이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가 열리는 동안 국방부 청사에서는 박보생 김천시장과 김세운 투쟁위 수석부위원장을 포함, 주민대표 8명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면담이 진행됐다.

국방부는 이 자리에서 주민대표들이 "사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3가지 후보지 중 주민 피해가 적은 곳으로 부지를 선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이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수적 방어 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최근 해당 지자체의 요청에 따라 한미 공동실무단이 성주지역 내 제3부지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분들의 이해와 지지를 바란다"고 답했다.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수석부위원장은 "사드 배치가 국가 안보에 필요하다면 주민에게 피해가 없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제3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성주 골프장은 김천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드 배치로 인체에 피해가 없는 것이라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1차 선정된 성산 포대로 가는 것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 아니냐"라며 "성주 골프장 배치를 (정부가) 강행할 경우 총궐기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방부는 황희종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10여 명 규모의 국방협력단을 현지로 보내 김천과 성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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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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