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 군수는 군청에서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 군민이 꼭 배치해야 한다면 '제3의 장소'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대구 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이 여론조사회사인 폴스미스리서치에 의뢰, 성주군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146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7.9%가 제3후보지 배치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군수는 "국방부의 일방적인 성산포대 사드 배치 결정으로 평화롭던 군민 일상은 피폐해졌고 지역경제는 반 토막이 났다"며 "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대안 없는 반대는 사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안보에 반하는 무조건적인 반대는 파국으로 이끌 뿐이고 원안대로 추진되면 '성산포대 사드배치'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길 뿐"이라며 "성산포대가 아닌 '제3의 장소'로 추진해 황폐해진 군정을 원상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던 성주군청에 투쟁위를 비롯한 성주 군민 수백 여 명이 모여들어 김 군수의 의견은 군민의 입장이 아니라고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투쟁위의 한 관계자는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군수의 기자회견은 무효"라며 "우리는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군민들의 입장도 모르고 혼자서 사드를 유치하려고 하는 성주 군수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주 군민들의 뜻을 모아 지속적인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주 내로 투쟁위의 대표를 선출해 미국 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쟁위는 이날 오후 대책회의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일부에서 현재 투쟁위를 해체하고 다시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군의원과 도의원을 비롯해 시민단체 등 성주 내 대부분의 기관‧단체가 투쟁위에 소속된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투쟁위 재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3후보지로 성주 롯데 골프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장소 변경이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골프장과 인접해있는 김천시에서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박보생 김천 시장은 지난 19일 시의 각종 기관·단체장 150여 명과 함께 긴급회의를 가진 뒤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김천시민 몫이 된다"면서 "시민 생존권을 위해 시·의회와 시민 14만 명이 함께 노력하면 반드시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인 20일 김천시 강변공원 야외공연장에는 700여 명의 김천 시민들이 모여 사드 배치 반대 첫 촛불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제3후보지를 지지하는 김항곤 성주 군수와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김관용 경북 도지사와 국방부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부대를 이용하는 성주 성산포대와는 달리, 롯데 골프장의 경우 부지를 매입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헌법 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상호 원조 또는 안전 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 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 통상 항해 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 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사드 배치 장소가 결정되기 전부터 한미 간 사드 배치가 사실상 조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헌법상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임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골프장을 매입해야 하는 재정적인 부담까지 안게 될 경우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명분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방부는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다른 토지를 해당 골프장과 맞바꾸는 방식 또는 기존 예산을 전용하는 방식으로 국회의 동의 없이 사드 배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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