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은 5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지난달 8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회동 당시 자신과 박 대통령이 35초간 대화를 했을 때 어떤 심경이었냐는 질문에 대해 "참… 만감이 들었다"고 했다.
유 의원은 과거 자신의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 겁니까" 발언과 국회법 개정안 사안 등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이 빚어지고, 박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고 비난한 데 대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안 하고, 꼭 중간에 누가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쌓인 부분이 많다"며 "제 진심도 말씀드리고 싶고, 언젠가 쌓인 오해가 있으면 다 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원내대표 사퇴 결심을 하고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조용한 시간에 차 한 잔 하면 되니까 (대통령을) 꼭 뵙고 두세 시간만 내(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원인으로 "공천 과정에서 보인 오만"을 지적했다. 낙천 당시의 심경을 묻자 "공천 못 받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견디기 힘들지 않았다. 제일 견디기 힘들었던 건 지난 3월 15일 저와 뜻을 같이한다는 이유로 새누리당에서 제일 젊고, 개혁적이고, 유능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공천 학살'을 당했을 때였고, 또 하나는 저에 대해 정체성 시비를 걸 때였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그는 "다음 대통령은 엄청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스스로) 진짜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결심이 서면 국민들께 떳떳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대선 출마를 고민 중임을 시사했다.
유 의원은 차기 대선 구도에 대해 "기본적으로 새누리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어느 때보다 모든 사람에게 경선을 개방하고, 경선 룰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정한 룰로 해야 한다. 내년 대선 과정은 노선·이념·정책 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 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해주시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반 총장이 참여해 내년 대선 경선 레이스가 치열해졌으면 좋겠다"면서 다만 "(반 총장은)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개혁을 하겠다는 건지 밝히셔야 하고, 저도 듣고 싶다"고 촉구했다.
한편,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에 대해 약평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그는 "국방위원장 시절 안 대표가 제 사무실로 찾아오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도 만나고, 식사도 한번 둘이서 한 적 있다"며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만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안 대표를 잘 이해 못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왕래가 없어 전혀 모른다"고만 했고,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에 대해서는 가장 호감 가는 야당 정치인이라며 "민생 이슈에 대해 누구보다 진취적인 말씀을 하시면서도 현실 정치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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