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국정교과서 얘기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면서도 "<경향> 보도는 오해"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11일 국회에 출석해 "과음으로 인한 실언이었다"고 해명했다. (☞ 관련 기사 : 고위 관료 "민중 99%는 개·돼지, 먹고 살게만 해주면 돼)

나 기획관은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의 거센 요구로 고향인 경남 창원에서 요양을 하다 급히 서울로 와 회의에 출석 후 이같이 해명했다.

그는 "그 자리(경향신문 기자들과 한 식사 자리)에서 제가 한 말을 그렇게 오해하시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개인적인 사견을 말한 것이긴 하나,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나 기획관은 '발언 배경'을 묻는 위원들의 말에 거듭해서 과로와 음주가 겹쳐 발생한 '취중 실언'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기자들과 "국정 교과서 얘기를 하면서 여론조사를 보니 처음에 (여론 조사를) 했을 때와 고시 후 결과가 굉장히 바뀌는 것을 보고 영화 대사가 갑자기 생각났다"면서 "언론이 여론을 조정한다 그런 대사가 생각이 나서 (민중은 개·돼지 대사를) 인용했다"고 말했다.

나 기획관이 말한 영화는 <내부자들>이다.

나 기획관은 이어 "그 이야기를 듣고 (경향신문 기자가) 굉장히 불쾌해하면서 저한테 막 취재하듯 꼬치꼬치 캐묻고 그래서 저도 술이 좀 과한 데다 후배이기도 해서 막 다툼까지는 아니지만 논쟁이 됐다"면서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말이 섞이고 논쟁이 됐다"고 말했다.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말을 했다.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려 죄송하고 사죄드리고 싶다"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정말 죽을 죄를 지었구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다만 그 기사처럼 제가 그런 뜻으로 말을 한 것은 아니다"면서 "어쨌건 제 불찰로 인한 일이고 국민들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나 기획관은 "정확히 무슨 워딩(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면서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 '개 돼지로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라는 말은 한 "기억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나 기획관의 부적절한 사회관은 해명 발언 도중에도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그는 "제가 말한 것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완전히 평등한 사회는 없기 때문에, 신분 사회나 이런 게 점점 고착화되니, 균등한 기회는 줘야 하지만 그걸(신분 차이 고착화) 인정하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나 기획관 출석에 앞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어떤 이유에서건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변명도 있을 수 없다"면서 "철저히 조사 후 중징계를 포함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국가 교육을 담당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소속 직원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에게 큰 상처를 드리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다시 한 번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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