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대피 늦었다는 野…외교부 장관 "알아서 가라는 나라도 있다" 반박

조현 "원유수입선 다변화 노력…UAE와 호르무즈까지 가지 않는 다른 항구서 수입하는 방안 협의"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인해 중동에서 머무르고 있는 한국 국적자들의 입국을 위한 정부 지원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알아서 떠나라는 국가도 있었다면서 부족하게 준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현 장관은 전쟁 개시 전에 재외국민 대책을 준비하고 이후에 바로 국민 대피를 실시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질문에 "어떤 G7 국가 중 하나에서는 대사관 홈페이지에 '알아서 이 나라를 떠나라' 라고 한 메시지를 낸 것을 봤다. 저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여러 나라들에 비해 우리는 국민 안전을 부족하게 준비하거나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라고 답했다.

배 의원이 중동 지역 하늘길이 막히면서 카타르와 두바이 등에 발이 묶인 한국 국적자들이 오픈 채팅방 등에서 한국 공관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데 대해 조 장관은 "몇 사람의 SNS 메시지"라면서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상황에 맞춰 국민들을 안전하게 대피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일부 몇몇 분들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것이 아니라 감사의 뜻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불편이 있으면 영사가 접촉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은 "전쟁 상황에서 현지에 있는 국민들이 불안감이 얼마나 크겠나.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SNS에서 이런 호소하는데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 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야 하지 않나"라며 "답을 좀 신중하게 하라"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이후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 자인한다. 별 문제가 없다고 한 것이 아니고 굳이 변명을 드리자면 주어진 상황에서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며 불철주야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전체가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해서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국민들의 대피 상황과 관련해 "어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UAE 민항기 편을 인천으로 1일 1회 운행하고 대한항공 전세기도 받아주기로 했다"라며 외교부의 신속대응팀도 UAE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해당 지역의 공관장이 정부 출범 9개월이 가까워오도록 아직도 임명되지 않은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 직원들과 대사관과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장관과 대통령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라며 "두바이 총영사, 아랍에미리트·바레인·이집트·쿠웨이트·튀르키예 대사가 공석이다"라고 꼬집었다.

실제 정부 출범 3개월 이후 시점을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우 공관장 공석이 7곳, 윤석열 정부의 경우 11곳이었는데 이재명 정부는 올해 3월 기준 49곳이 비어 있다.

공관장 임명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장관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예를 들어 작년에 정부가 바뀌면서 일괄적으로 특임을 전부 해임했는데 그러고 나서 임명하는데 좀 (시간이 걸리고 있다)"이라며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라고 답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중동 사태 관련 국민 보호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미국은 이란 침공 전 한국 정부에 이를 사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공격을 언제 알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미국으로부터 "사전 통보 받은 바 없다"라고 말했다.

미측으로부터 군사적·경제적 협조 요청이 있었느냐는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특별한 협조 요청은 없고 이후에 상황 공유는 있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소말리아 해역에 정기적으로 파병되는 청해부대에 이란 상황과 관련해 지침을 내린 것이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어제(5일) (NSC) 상임위원회에서 국방장관과 협의했는데, 현재로서는 관련 사항 주시하면서 별도의 지침 내리지 않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주한미군이 미사일 요격 방공시스템 패트리엇을 평택 기지로 옮겼다는 보도와 관련, 주한미군의 병력 및 장비 이동이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한미 간, 특히 국방부에서 긴밀한 소통하면서 필요에 따라 협의 중"이라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력 운용에 대해서는 제가 이 자리에서 확인해드리기는 곤란하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한미 연합 방위 태세는 문제없도록 한다는 것은 분명히 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을 때 패트리엇이 이미 중동으로 이동한 바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동맹국의 지원을 언급한 상황에서 이번 전쟁에 한국의 참전을 요구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가정적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답변 드리기가 어렵다. 한미 간에는 여러 기존의 합의사항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에 대해 조 장관은 "이란 군함 20여 척이 파괴됐는데 미사일 드론 등이 있어 완전 봉쇄가 가능할지는 의문이 있지만 얼마든지 지나가는 선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가장 좁은 곳의 폭이 3km다. 거기에 기뢰 몇 개 깔아놓는 것은 쉽고, 이렇게 깔아버리면 봉쇄도 가능하다"라며 "그 가능성을 잘 판단하셔야 석유 가격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정확히 파악이 가능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원유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현지 공관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어제(5일)도 UAE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들어가지 않는 UAE의 다른 항구에서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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