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반민특위 강제 폐업 따라하나"

세월호 특조위 강제 해산 저지 마지막 국민 촛불 대회

"이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막장 드라마 같습니다. 예전 어떤 정부도 이런 국가 기구를 이렇게 강제로 종료시켜본 적이 없습니다. 딱 한 번 있습니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입니다. 이승만이 했던 그 짓을 이 정부가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그땐 무력으로 사무실을 박살 냈지만, 이제는 예산 등으로 특조위(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강제 폐업시키고 있습니다. 그걸 막겠다고 우리는 싸우고 있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 강제 해산 저지' 농성 8일째인 2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농성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들은 "농성은 중단하지만, 우리의 투쟁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단원고 2학년 1반 고(故) 김수진 학생의 아버지 김종기 씨는 이날 오후 열린 국민 촛불 대회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이어진 8일간의 농성 활동을 보고했다. 김 씨는 "2년 전 청운동 농성장 철수하면서 제가 '다음엔 정부종합청사인가? 해수부인가?' 했다. 말이 씨가 됐다"며 "그런데 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월호 인양하고 미수습자 수습을 하려면 가야 한다"고 했다.

▲2일 세월호 특조위 강제 해산 저지 국민 촛불 대회. ⓒ프레시안(최형락)

김 씨는 "저희들이 왜 농성을 해야 하나. 싸우기 싫다. 하지만 싸워야 하면 싸워야 한다. 걸어오는 싸움이라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박래군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상임위원은 해수부가 오는 11일 세월호 선수 들기 작업을 재개하는 데 대해 "해수부가 또 연기한다고 할지 모른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다.

그는 계속된 인양 실패에 대해 "우리가 느낌으로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속으로는 어떤 결론을 갖고 있다"며 "해수부가 인양을 안 하는 거라면, 새롭게 결심해야 한다.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특조위 종료 시도에 대해 "제주 해군기지 철근 적재, KBS 보도 개입 등 대통령이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이다. 특조위를 통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며 "국민의 힘으로 특조위를 지키는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이들은 '리본 달기 운동'을 당부했다. 단원고 2학년 5반 고(故) 김민성 학생의 아버지 김홍열 씨는 "지난 화요일, 목요일, 경복궁과 청와대에 들어가는데 경찰이 막았다. 왜 막느냐 하니 노란 옷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김 씨는 "겨우 한다는 말이 일본의 욱일승천기, 독일 나치 문양하고 비교를 하더라. 경복궁 들어가면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막는다고 했다. 그게 이유가 되느냐"며 "이 정부가 우리 가족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국민 여러분이 가족들과 함께 노란 리본을 달아주시라"고 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마지막으로 20대 국회를 향해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그는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타협은 없다"며 못박았다.

"여야가 지금 이 시간에도 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12월까지 보장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는데, 까지 마십시오. 특조위의 조사 활동 기간은 내년 2월 7일까지입니다. 마치 6월 말 이미 끝난 것을 연장하는 것처럼 선심 쓰듯 거짓말하는 것,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제 특조위가 언제부터 시작됐나 하는 얘기는 의미 없습니다. 특조위를 만든 목적은 하나. 세월호 특별법과 특조위를 통해 침몰의 원인, 구조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그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이 대한민국을 대통령이 말한 대로 개조하는 것. 이것을 완수할 때까지 특조위는 계속돼야 합니다.

무언가 타협을 시도하면, 그것을 가족들이 받아들이기를 원한다면 중요한 원칙을 다 그 협상 안에 담아내십시오. 특조위가 존재하는 목적을 다 이룰 때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조건을 관철시킨다면 여야 간 협상을 받겠습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물러서거나 후퇴해서 특별법을 만들던 2014년처럼 가족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일이 또 일어난다면, 20대 국회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무능한 국회로 낙인찍힐 것입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