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세월호 해법 못 찾으면 박근혜 실패'라더니"

세월호 유가족, 새누리 당사 앞 세월호 특별법 개정 반대 규탄 기자회견

"세월호 참사는 그동안의 압축 성장과정에서 누적돼온 대한민국의 어두운 단면이 총체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으로, 후진국형 재난의 가능성을 그 뿌리부터 철저히 발본색원해야 한다. 이것이 국가의 잘못으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어두운 바다로 스러져간 어린 영혼들에게 기성세대로서 잘못을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하에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정부가 될 것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4년 4월 25일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 발언이다.

정부가 통보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종료 시점을 하루 앞둔 29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당사 앞으로 가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그대로 돌려줬다.

▲29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 ⓒ프레시안(최형락)

유가족들은 "어찌 생명과 안전의 최우선 민생과제인 세월호를 외면하느냐"며 "본인(정진석 원내대표)의 말처럼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 정부가 되도록 할 것이냐"고 밝혔다.

이들은 도지사 예비후보 시절 세월호 참사에 대해 여당의 책임을 논했던 정 원내대표가 국회 입성과 동시에 말 바꾸기를 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취임 한 달 기자 간담회에서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 우리 당은 특별법을 개정해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 대다수 국민들도 동의할까" 등 특조위 기간 보장을 명시하는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을 바 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30만 명 이상이 입법청원을 하고 국회의원 절반이 넘게 동의해 법안 발의를 하였는데 국민 동의 운운하며 법 개정 상정에 반대한다는 것은 명분 없는 반대에 불과하다"고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이들은 특히 새누리당 측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를 특조위 조사 내용에서 빼는 조건으로 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합의하는 등의 물밑 협상을 시도한 데 대해 분노를 드러냈다. "세월호 특별법 개정 상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국민 동의가 아니라 청와대 동의에 관한 사항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더 이상 세월호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가슴에 못질을 해서는 안 된다"며 "본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통과될 수 있도록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은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김희옥 비대위원장과 정 원내대표 등에 면담을 요청했으나 '일정이 안 된다',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한 전달을 요청했으나 이 또한 거절당했다며, 기자회견이 끝난 뒤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접어 당사를 향해 날렸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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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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