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위안부 예산 13.4억 삭감…이재명 "조선총독부?"

위안부 기록물 등재사업 전액 삭감 등…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와 무관"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을 유네스코 기록물로 등재하는 사업에 배정된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실이 드러나자, 정치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활한 조선총독부인가?"라며 "대체 나라와 국민보다 '중한 게' 뭐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일본을 편들어 자국민의 자존감을 훼손하고, 자국의 아픈 침략의 역사를 지우며 일본에 굴욕적 태도를 취하는 정부는 대체 어느나라 정부인가"라고 힐난했다.

이날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에 따르면, 여성가족부는 올해 4억4000만 원이 배정됐던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사업 예산을 올해 예산에서는 전액 삭감했다.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사업은, 위안부 문제를 국제 사회에 알리겠다는 목적 하에 지난 2014년부터 추진돼 왔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후세대 전시 성폭력 근절 교훈으로 삼기 위해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박 의원이 공개한 '여성가족부의 2017년 예산 요구서'를 보면, 유네스코 등재 사업뿐 아니라 위안부 교육 콘텐츠 제작 예산 2억 원, 국제 학술 심포지엄 1억 원, 국외 자료 조사 사업 예산 3억 원도 모두 전액 삭감됐다. 민간 단체의 국제 공조활동 및 기념사업 지원 예산도 올해 6억5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절반이나 잘려 나갔다.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예산을 줄줄이 삭감한 배경에 대해, 지난해 한일 양국 정부간 맺어진 '불가역적'인 위안부 합의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일 정부 간 합의 이후 유네스코 등재 사업에 대해 '민간단체가 추진할 일'이라며 입장을 바꿔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관련 기사 : 정부,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지원 백지화?)

박 의원은 "(예산 삭감으로) 국제 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를 알리려는 노력은 차질을 빚게 됐다"며 "한일 간 합의와 무관하게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역사의 교훈으로 교육하고,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던 정부의 설명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만약) 정부의 설명이 거짓말이 아니었다면 여성가족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 사업을 정상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성부는 그러나 "한일 합의와는 상관 없는 결정"이라며 "기록물 소장자의 자율 의사에 따라 등재를 신청한다는 유네스코 등재 추진 원칙에 따라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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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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