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기자들, 언론계 대선배 현관에 발길질"

폐쇄했던 블로그에 자전적 에세이 연재하며 활동 재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박 대통령 방미 당시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윤 전 대변인은 7일 폐쇄했던 자신의 블로그 '윤창중 칼럼 세상'을 다시 열고 '내 영혼의 상처, 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 1편을 올렸다. (☞바로 가기 : 윤창중 칼럼 세상)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의 아내와 자녀가 고통의 날들을 보냈던 상황, 그리고 성추행 의혹이 발생한 후 자신의 심리상태 등을 기록했다. 윤 전 대변인은 "아내가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불과 5일 만에"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의 남편을 수천, 수만리 절벽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고 다시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땅에 파묻어 버리고 거기에 고강도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아예 덮어버리고야 말겠다는 대한민국 언론의 집단적 융단 폭격! 그걸 지켜보던 아내는 불과 5일 만에 모든 걸 포기한 인간이 돼 가고 있었다"고 적었다.

▲ '윤창중 칼럼 세상'. ⓒ프레시안

윤 전 대변인은 특히 언론에 의해 집요하게 공격받았던 상황을 성토했다.

그는 "내가 30여 년 동안 정치부 기자, 정치부장, 정치 담당 논설위원, 논설실장을 거친 뒤 대통령 당선인 수석대변인, 인수위 대변인,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는 과정에서 그토록 나를 몰아세우며 꼬투리 잡지 못해 안달했던 언론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티며 보내다가 하루 아침에 모든 명예를 잃어버리고 시련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진 나"라며 "내가 일구고 지켜왔던 가정이 풍지박살(풍비박산(風飛雹散)의 잘못) 나게 되는 비운을 겪게 되는 건 아닌가! 비극은 이렇게 하루 아침에 몰아치는구나! 예고 없이 닥쳐오는구나!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절망감이 엄습해 왔다"고 적었다.

윤 전 대변인은 '자살설 보도'에 대해 "'네 이놈아, 자살하라'는 소리로 들렸다"며 "이게 대한민국 언론이구나, 내가 언론계에 몸담았던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고, 언론계에 34년간 있었던 걸 다 잊어버리고 싶었다. 이게 무슨 언론 자유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들은 하루 종일 새벽부터 저녁 10시, 11시까지 아파트 현관 앞이나 내 집 현관 앞에서 진을 치며 초인종을 눌러댔고, 소리가 없으면 발로 차고 두드리며 현관을 난타해댔다. 인터폰의 화면으로 비치는 젊은 기자들이 현관문을 마구 발로차는 모습! 키득키득 웃으며 내 집 현관에 발길질하는 모습! 3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한 언론계 대선배의 현관을 향해 저렇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에 나는 내가 언론계에 몸담았던 사실조차 부끄러웠다"고 적었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언론이 말하는 공소 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무려 3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워싱턴 검찰에서 나에게 단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소를 하지 않은 사실은 법적으로 살펴봐도 나에게 죄가 없었다는 법적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윤 전 대변인은 칼럼 재개의 뜻을 밝히며 "앞으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7시에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독자 여러분과 공감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혼신의 힘을 다해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기록은 무서운 것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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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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