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이틀째를 맞은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123석)과 국민의당(38석), 정의당(6석) 등 야 3당이 정국 현안에 대해 발걸음을 같이하기로 합의했다.
더민주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정의당 이정미 등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1일 회동을 갖고 모두 5개항으로 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합의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 가습기 살균제, 어버이연합 사태, '정운호 게이트' 및 농민 백남기 씨 사건 등 민감하고 폭발력 있는 현안이 모두 포함됐다.
먼저 야3당은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활동기한을 연장한다는 데 합의했다.
가장 뜨거운 현안인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농민 백남기 씨 사건과 어버이연합 사건, 정운호 게이트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소관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열어 진상을 조사하고 관련 부처나 행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로 야3당은 합의했다. (☞기사 하단 합의문 전문 참조)
합의문 발표 후 김관영 수석부대표는 "20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야 3당이 공조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국민적 의심을 해소하기 미흡한 여러 이슈들에 대해, 야 3당이 공조해 정의를 바로세우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고 이날 합의의 의미를 기렸다. 박완주 수석부대표는 "이런 현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원구성을 기일 내에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고, 이정미 수석부대표도 "하루 빨리 원구성을 마치고 오늘 발표한 5개 합의안을 추진 할수 있도록 3당 모두 최선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의 합의 없이, 야 3당의 합의만으로는 특별법 개정이든 청문회든 통과가 요원한 게 현실이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너끈히 과반이 되는 167명이 야 3당 소속이지만,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 있는 한 '의석 5분의 3(180석)'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여야 간 합의는 필수다.
한편 이날 야3당 수석부대표 합의와는 별개로, 이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양자 회동을 통해 '새누리당과의 원구성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6월 7일 본회의에서 자유투표로라도 국회의장 선출을 하겠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아직 협상 진행 중"이라며 "판을 깨겠다는 것은 아니고, 좀더 책임있게 (협상) 기일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월 7일 무조건 국회의장 선거를 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자리를) 자기들 달라는데, 그럴 것 같으면 본회의에서 자유투표해버리지"라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야3당 합의문 전문(全文).
야3당 합의사항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세월호 문제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규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공조하기로 하며, 제20대 국회 원구성 즉시 다음의 사항들을 추진하기로 합의한다.
1. 4.16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해 특별조사위의 활동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개정한다.
2.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진상 규명 및 피해 보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내에 별도의 특위를 구성하고 청문회를 실시한다.
3. 어버이연합 게이트 사건의 진상 조사를 위한 청문회를 해당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에서 실시한다.
4. 정운호 게이트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고질적인 전관 예우와 끊이지 않는 법조 비리 사건의 근절을 위한 청문회를 해당 상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실시한다.
5. 농민 백남기 씨에게 가해진 국가 폭력의 진실을 밝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더 이상 국가 공권력의 폭력으로 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상임위원회(안전행정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실시한다.
2015. 5. 31.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박완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김관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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