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위안부 피해 '사망자·생존자' 모두 지원대상"

상반기 내 재단설립 목표, 이달 내 재단설립준비위 발족

외교부는 10일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른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설립과 관련해 "상반기 중에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단 설립에 앞서 재단설립준비위를 발족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재단설립준비위에 대해 "5월 중에 준비위를 출범시킬 계획"이라면서 "재단설립준비위는 정관 작성이나 설립등기, 향후 재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구체적 사업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준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재단에 출연키로 한 10억 엔의 용도와 관련해 "기념사업, 기념관, 추모비 이런 것도 포함돼야 하겠지만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건물을 짓는 것은 아니고, 행정비용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지원을 "돌아가신 분이나 생존한 분들을 따로 구분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생존자 및 사망자 모두 지원대상임을 밝혔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며, 이 가운데 현재 44명이 생존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출연하기로 한 10억 엔을 통한 지원과 별도로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현재 단계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90년대부터 생활안정특별법을 통해 해온 위안부 피해자들에 해온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정부 당국자는 지난 2월 "재단 설립에 들어가는 비용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우리 정부 예산 소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위안부 합의 이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분들의 의견"이라면서 "재단설립 과정에서 피해자 분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와 여성가족부는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 44명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와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피해자를 제외한 개별 거주자 29명을 상대로 개별 방문 및 전화 접촉을 했다.

피해자 직접 면담(11명), 피해자와 가족 동반 면담(14명), 가족 면담(4명) 등을 통해 이뤄진 이번 접촉에서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잘했다", "현실적 제약에서 어느 정도 노력한 결과", "만족스럽지 않지만 정부가 나름대로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는 평가와 함께 "피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합의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설립과 관련해서도 "가급적 조속히 설립해 생전에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돈으로 보상되지 않는 일이지만 살아있을 때 매듭을 짓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고 편안하게 가기를 희망한다"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면담 결과에 대해 피해자 상당수가 한일 간 합의에 대해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고, 재단설립 시 참여에 긍정적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 1월 1차 면담 때 국내 거주자 18명 가운데 위안부 합의에 대해 14명은 긍정적 반응을, 4명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으나, 긍정적 반응과 부정적 반응을 무 자르듯 너무 획일적, 편의적으로 분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정대협은 "노환과 의사소통 곤란 등으로 직접 의사를 듣지 못한 경우를 고려하면 피해자 의견 직접 청취는 3건에 불과하다"면서 "여론 호도용"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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