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어버이연합 관제 데모 지시 의혹 사건, 이른바 '어버이연합 게이트’가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 책임론이 들끓고 있다.
29일 오전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주민센터 앞에서는 한국진보연대가 주최한 '청와대-국정원-전경련-어버이연합 게이트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회견에는 한국진보연대뿐 아니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족문제연구소 등 어버이연합의 관제 데모로 피해를 당한 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참석해 어버이연합의 행태를 고발하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관제 데모는 예전에 이승만 정권이나 박정희, 전두환 군사 정권 때 많이 들었던 양태"라며 "국민 세금으로 사기꾼 소굴을 만든 것 아니고 무엇이냐"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을 향해 청와대와 국정원, 전경련을 압수수색할 것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진보 인사에 대해 자그마한 꼬투리만 생겨도 압수수색과 처벌을 밥 먹듯 하듯 했던 경찰과 검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국회 또한 국정조사권을 발동해서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로는 어버이연합의 그간의 행태에 대한 증언이 이어졌다. 김현식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사무국장은 "과거 어버이연합 회원들로부터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노동 개악,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할 당시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방해를 저지하려다 가격당했다는 것. 그는 "당시 수십 명의 회원이 저를 폭행해 코피가 나고 왼쪽 눈이 충혈됐고, 그 이전에도 이런 일은 발생했었다"며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회를 방해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보수단체에 대한 조사가 강력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실 정대협 공동대표는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정대협 이사 사진을 손피켓에 크게 붙여 '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 정대협 임원’이라고 했다"며 "앞으로도 우리를 얼마나 음해할지에 대해 섬뜩한 생각이 들어서 공포감을 느꼈다"며 피해 사실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어버이연합이 기자회견을 하는 걸 봤는데 제대로 형식도 갖추지 않고 기자들 질문도 받지 않고 '인증샷'만 찍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배후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청와대가 지시하고, 국정원이 기획하고, 재벌이 돈을 대고, 어버이연합이 탈북자들을 고용해 벌인 '민주 파괴 헌법 유린 관제 데모’ 행각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철저한 수사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부친과는 다르게 그나마 남은 임기라도 제대로 마치고 싶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 민의를 수용하고 그간의 반(反)민주, 반민생, 반통일 폭주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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