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승민 '복당 불가'로 사실상 당무 개입

'배신의 정치' 발언 심경 "허탈함, 비애를 느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출입사 편집.보도국장단 오찬에서 '배신자'로 찍었던 유승민 당선자 등의 복당 불허 방침을 밝혔다. 공천 파동에 이은 선거 패배로 친박계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당무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지난 2015년 6월 '배신의 정치' 발언을 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사람 사이에의 관계라는 것이다 신뢰가 바탕이 되고 또 그 가치가 서로 맞아서 일을 해 나가는 건데 그게 바뀌어서 오히려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고, 막 이렇게 될 때 제 마음은 허탈하다고 할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애 같은 거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되지 않느냐. 또 국민 앞에 이제는 선거를 국민 앞에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했으면 그런 신념을 가지고 국민한테 약속한 대로 하고 사람 관계를 신뢰를 가지고 가야지, 자기 정치한다고 막 대통령을 더 힘들게 만들고 하나도 도와주지는 않고 그런 많은 사람들을 (봤다)"며 "비애같은 것, 허탈함 같은 것, 그런 것을 그때 전반적으로 얘기를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승민 당선자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복당이나 이런 문제는 새누리도 보니까 안정이 안 돼 있다"고 지적하며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체제도 구축이 안 됐고 안정이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안정이 되고 지도 체제가 잘 안착이 되고 하면 그때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윤상현 당선자 등 새누리당에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생환한 7명에 대해 당분간 복당 불가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결정 사안에 대해 관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점이다. 향후 새누리당은 '복당 딜레마'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유승민 당선자 등을 복당시키면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말을 배반한 것이 되고, 유승민 당선자 등의 복당을 가로막으면 원유철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복당 승인' 방침을 뒤집게 된다. 당은 대통령에 휘둘린다는 비판에 시달릴 수 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현시점에서 새누리당의 '1당 복귀' 노력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어서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현재 122석으로, 123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 밀려 원내 2당의 처지에 놓여 있다. 복당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내 1당으로 올라서기 힘들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당무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도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친박계에 대한 강한 비토가 쏟아져 나왔다. 친박계 역시 비박 인사들을 비난하는 등, 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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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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