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박원순 설전' 진위 논란…서울시 "<조선> 오보"

서울시 "대통령 발언, 사실 관계도 틀려…정무수석 고성 지르기도"

박근혜 대통령의 논리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꾸를 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관련 국무회의 설전을 두고 서울시가 반격에 나섰다. 박 시장의 발언이 왜곡돼 보도됐다는 것은 물론이고, 당시 박 시장을 대한 청와대 참모들이 행태도 무례했다는 주장이다.

4일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앞에 앉혀두고 '지난해엔 시도 교육청이 누리 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에 찬성해놓고 왜 말을 바꾸느냐'며 비판"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석상에서 나왔다. 당시 국무회의는 학교 시설 개선비 등의 명목으로 각 교육청에 목적 예비비 3000억 원을 지급하는 특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 안건과 관련해 "누리 예산 부족 사태는 모든 교육청이 똑같이 겪고 있는데 누군 주고 누군 안 주고 할 수 있느냐"며 "시도지사와 교육감 협의회라도 열어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지역에는 돈을 주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박 시장께선 지난해 시도지사-교육감 협의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누리 예산을 포함시키는 방안에 찬성하지 않았느냐"며 "(교육감들이) 받을 돈은 다 받아가 놓고 이제 와서 다 썼다고 또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일선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엄마들은 무슨 죄냐"고 말했고, "계속 그러면 앞으로 법을 바꿔서라도 (교부금 용도를 특정해) 누리 예산을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는 게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아무 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국무위원들은 전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기사 내용만 보면. 박 시장이 박 대통령의 논리에 밀려 아무 대꾸도 못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서울시 발끈 "사실 관계도 틀렸다"

그러자 서울시가 발끈했다. 서울시는 이날 해명 자료를 내고 "박 시장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분명히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의 설명에 따르면 박 시장은 시의회, 서울시교육청 등과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서울시가 예산편성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며, 현 교육재정 여건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더라도 4~5개월 밖에는 해소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박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가 틀린 말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박 대통령의 발언 중 "박 시장께선 지난해 시도지사-교육감 협의회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누리 예산을 포함시키는 방안에 찬성하지 않았느냐"는 부분을 지적했다.

관련해 서울시는 "시도지사-교육감 협의회라는 단체는 없으며, 지난해 '시도지사협의회'에서도 관련 안건이 상정되거나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또 "박 시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누리 예산을 포함시키는 방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고 했다.

엄밀히 따지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서울시교육청 등 각 지방교육청과 지방 의회의 문제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일부 집행을 맡게 된다. 즉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관여할 권한 자체가 서울시에 없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직접 당사자가 아니지만, 시도교육감이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기 때문에 시도교육감의 입장과 집행 기관으로서의 입장 등을 포괄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국무회의가 끝난 후 회의장을 나선 박 시장에게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시장님, 국무회의를 국회 상임위원회식으로 하면 어떡합니까"라는 취지로 고성을 질렀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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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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