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호 아리랑TV 사장, 가족 동반 '초호화 출장' 의혹

113만 원 식사 등 허위 경비 보고…딸은 SNS에 사진 올려

방석호 아리랑TV 사장이 미국 출장에서 '초호화 관광'을 한 뒤 허위로 지출 결의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방 사장은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시기에 맞춰 간 미국 출장에서 가족을 동반해 고급 레스토랑과 쇼핑몰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아리랑TV는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방 사장은 귀국 후 출장비 정산 시 현지 외교관들과 식사한 것으로 보고했으나, 정작 배석자로 지목된 이들은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방 사장의 허위 경비 보고 사실은 방 사장의 딸이 개인 SNS 계정에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딸'이라는 설명과 함께 방 사장과 찍은 사진을 올려놓으면서 드러났다. 딸이 올린 사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장 촬영 장면도 포함됐다.

당시 동행했던 직원들에 따르면, 방 사장은 지난해 9월 24일부터 5박 7일 일정 중 대부분을 취재진과 별도로 움직이며, 하루 대여료만 1000달러에 달하는 고급 차량을 타고 호화 레스토랑을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방 사장은 미국 도착 첫날인 9월 24일에는 첫날 철갑상어 전문요리점에서 한 끼 식사비로 930달러(약 113만 원)를 지출했다. 지출결의서에는 뉴욕 한국문화원장을 만난 것으로 돼 있다. 9월 27일에는 명품 쇼핑 매장 우드베리 식당에서 유엔본부 서석민 과장과 업무 협의를 한 것으로 보고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방 사장과 그런 자리에서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했다. 방 사장은 9월 28일 오준 주유엔대사와 만찬을 하고 62만 원을 썼다고 했으나, 오 대사 측은 "그 시각에 공식 행사 참석 중이었다"고 했다.

방 사장 측은 경비 허위 기재에 대해 "실무자가 식사 참석자 명단을 사후에라도 확인하지 않고 출장스케줄만 보고 정산해 발생한 사무착오"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지출결의서를 작성한 실무자는 "사장님이 출장명세서에 적어주신 명단을 그대로 적었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5월 유엔 총회 방송 준비를 위해 단독 출장을 갈 때도 항공료로 750만 원을 결제하고, 2인용 침대 2개가 딸린 4인실 호텔방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 사장은 뉴욕에서 비행기로 2시간 떨어진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 인근 레스토랑에서 식대로 1035달러를 지불했다. 당시는 방 사장 아들이 듀크대를 졸업한 날로 알려져, 이날 또한 방 사장이 사적 경비를 공식 출장비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아리랑TV 사장으로 임명된 방 사장은 MB정부 시절 방송 장악 논란 때마다 거론된 인물이다. 지난 2008년 KBS 정연주 사장 해임 당시엔 여당 몫 이사로 해임안 찬성표를 던졌다. 2009년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시절에는 종편 출범 효과를 부풀린 보고서를 내 도마에 올랐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신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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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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