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朴 대통령 비판 "대선 후 다독였다면…"

친박에 "수준 낮은 사람들 완장 차려해" 직격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친박비박 갈등은 이제 수면위로 올라 왔다.

김 대표는 2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나 현기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는 대화할 만큼 대화했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화끈하게 마음 문을 열고 같은 식구로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나는 박 대통령이 첫 번째 대통령에 도전했을 때(2007년) 온몸을 던졌다. 중간에 잠깐 서로 다른 길을 가기도 했지만 두 번째(2012년 대선)에도 온몸을 던져 대통령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그런 좋은 뜻에서 권력 핵심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다"고 거듭 불만을 표했다.

김 대표는 친박계를 향해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 역대 정권마다 있었던 일이다. 그게 대통령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내가 욕을 할 줄 모르나, 말을 할 줄 모르나. 하지만 (당내 인사들이) 대표를 흔들고 모욕 줘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난 이해가 잘 안 된다.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새누리당에) 있느냐. 그럼 다 친박 아니냐. 그때 다독였다면 모여 있던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역시 박 대통령을 지칭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이 계파 갈등을 풀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어 "그런데 몇 명의 소수가 '우리만 친박'이라며 밀어냈다. 그래놓고 다시 세력화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 내가 친박을 만든 사람이다. 그런데 나보고도 친박이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총선 후보들이 '진박(진짜 친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진박 마케팅을 해서) 대구 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였느냐. 역효과가 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날 국회 선진화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김무성, 국회 선진화법 '박근혜 책임론' 제기)

2012년 5월 국회 선진화법 처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찬성 입장을 밝히자, 친박 의원들이 집단으로 찬성으로 돌아선 일을 말한다. 새누리당 주장대로 국회 선진화법이 '망국법'이라면, 박 대통령이 '망국법' 처리에 앞장선 것이 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 회견에서 "(국회가) 동물 국회 아니면 식물 국회가 될 수밖에 없는 수준밖에 안 되는가 이거죠"라며 국회를 비아냥거렸다. '남 말' 하는 듯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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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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