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피겨퀸' 김연아 선수 영입하려다 실패

與 계파 갈등 폭발 직전…"최고위원, 최경환 주기 싫어 안대희 준 것"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왔다.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한 데 대해 "최경환 전 원내대표가 최고위원으로 선거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에게 기회를 안 주기 위해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 정도로 뭔가 잘못돼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안대희 전 대법관) 그 분이 지금 선거를 잘 모르시는 분 아니냐. 정치를 잘 모르시는 분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경환 의원이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 특사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뒤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재 영입의 필요성은 당내 대부분의 사람이 지적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직접 인재 영입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지금 평의원인데 역할 공간이 있겠습니까"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명했었다.

홍 의원의 발언은 친박계 '좌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최 의원이 지도부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최 의원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홍 의원은 "지금이라도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인재영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상향식 공천을 주장하는) 김무성 대표식의 인재영입, 김무성 대표가 말하는 독특한, 어떻게 보면 우리가 잘 이해가 잘 안 되는 인재영입 외에, 인재영입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는 묘한 구조가 돼있기 때문에 그것이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안대희 전 대법관도 마포에 갑자기 상향식 공천으로 한다고 하고, 또 최고위원으로 영입을 해서 그곳에서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던 강승규 전 의원 같은 분이 지금 말마따나 새누리당을 개누리당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격앙되게 만들고 당원 전체를 어리둥절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김 대표가 문대성 의원을 인천에 출마토록 한 것과 관련해 "제가 그분이 (문 의원이 불출마를 하면서) 하신 말씀을 다시 반복하기도 참 그렇습니다만, 온갖 미사여구를 다 말씀하시면서 멋있게 스포츠계로 돌아가겠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분을 갑자기 지역구를 바꿔서 스포츠계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다시 영입한다? 제가 보기에는 아마 우리 국민들이 잘 납득하지 못하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도대체 그 원칙도 없고 기준도 없고 또 인재영입이라는 말 자체가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경우에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얘기다"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김재원 의원이 지난 15일 "우리는 인재영입을 포기하자"고 했던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친박계의 '전략'이 급선회했거나, 김 대표를 흔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언론 플레이'를 벌이거나, 둘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를 정점으로 한 비박계에서는 친박계의 '인재영입론'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 비박계 인사는 전날 "원유철 원내대표가 '김연아 선수에게 정치할 뜻이 있는지 타진해 봤는데 실패했다. 유명인 영입이 힘들다'고 말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친박계가 김연아 선수 등을 영입하려다 실패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도 "추천할 능력도 의사도 없는 사람들이 김 대표를 흔들려고 인재영입 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양측 모두 격앙돼 있는 상황이다. 4월 총선 공천권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친박 비박의 '혈투'가 예고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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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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