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이 삼성의 '재발방지대책' 합의 내용 성실 이행과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보상'에 대한 교섭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 반올림은 직업병 발병 예방을 위해 삼성전자에 외부 독립기구인 옴부즈맨위원회를 설립하고 내부 재해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13일 서울 삼성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와 '보상에 대한 삼성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서는 세 가지 교섭 의제인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이 모두 합의돼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사과', '보상' 논의에서는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삼성이 교섭 약속을 파기한 채 자체적으로 강행한 사과와 보상을 앞세우며, 관련 논의를 계속 거부해 왔기 때문이라는 주장.
"삼성, 사실상 잘못 인정하지 않아"
이들은 '보상'과 '사과' 관련, 현재 삼성이 취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이들은 "임의로 작성한 사과문을 보상 신청자들에게 개별 발송하고 있을뿐더러 그 내용은 2014년 5월 권오현 대표가 발표한 공개 사과문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저 '아픔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다'는 공허하기 짝이 없는, 사실상 아무런 잘못도 인정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어떠한 위로도 될 수 없는 말뿐"이라며 "조정권고안은 '사과'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인 내용과 방식을 제안했지만, 삼성은 이를 거부한 채 자기 멋대로의 사과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상' 관련해서도 "삼성은 지난해 9월 자신들이 직접 보상 대상을 심사하고 보상 내용까지 정하는 자체 보상 절차를 강행했다"며 "조정권고안은 독립된 외부기구에 의한 공정하고 투명하며, 안정적으로 계속될 수 있는 보상을 권고했지만, 삼성은 일방적이고 폐쇄적일 뿐 아니라 한시적인 보상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삼성은 보상신청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일방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제시하며 합의를 종용해 왔다. 보상신청자들이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물으면 '회사 내부기준에 따른 것이다. 이의를 제기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표한 보상기준에서 배제된 피해자들에게 다른 명목의 금전 지급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제라도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들은 "그동안 삼성은 보상과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강조해왔지만, 삼성의 '사과'와 '보상'은 교섭 주체인 반올림과는 아무런 논의도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조정권고안의 취지와 내용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 문제는 지금 삼성이 고수하는 독단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며 "이제라도 반올림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임자운 반올림 상임활동가(변호사)는 "지금 삼성은 피해자들이 보상을 신청하면 자기네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금액을 제시하면서 이의를 제기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결국 보상이 아니라 돈을 앞세운 회유에 불과하다"고 했다.
임 변호사는 "삼성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상'과 '사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것이 지켜지는지를 삼성 본관 농성장에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삼성 "대화를 통한 합의 이뤘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보상과 사과가 진행된 데 이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오던 예방 문제에 대해서까지 완전히 합의를 이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교섭 대표단장인 백수현 전무는 12일 "오랫동안 묵어왔던 이 문제가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른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합의 정신을 잘 이행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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