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北, 중대한 도발"…안철수 "개탄스러워"

북한 '수소탄' 실험에 야권도 일제히 "규탄"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이후, 야권에서도 북한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당 최고위원회와 국회 국방위, 외통위, 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하는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북한이 주장하는 수소폭탄 핵실험은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고 중대한 도발행위"라며 "우리 당은 평화를 깨트리는 북핵은 용납될 수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문 대표는 "북한 당국이, 핵무기가 김정은 정권이나 북한을 지켜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며 "평화를 위협해 얻을 것은 없으며, 도발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것에 불과함을 알아야 한다"고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문 대표는 "북핵 문제 해결에는 여야와 정부-국회가 따로 없다"며 "정부에 적극저극 협력할 것"이라고 초당적 대응을 다짐하면서도 "정부는 적어도 한 달 전부터 북한 핵실험 징후를 포착할수 있다고 했으나 미리 징후를 파악하지 못하고, 사전에 경고하지도 예방하지도 못한 안보 무능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정부에 대한 비판도 했다.

문 대표와의 갈등으로 그간 최고위 참석을 거부해 온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연석회의에는 참석해 "정부가 오후 1시 30분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읠 소집했지만 예전에 했던 말들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핵실험을 통해 미국과 대결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고립되지 않고 긴밀한 관계를 통해 평화의 끈을 놓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지금은 총선을 100일 앞둔 시점"이라며 "북한이 항상 총선 같은 선거를 앞두고 (도발) 사태가 있었던 것을 돌이켜 본다. 19대 총선 때도 미사일 발사를 통해 선거 분위기나 구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공동 결의를 채택하자는 요청이 왔다"며 "우리 당은 당대로 별도의 조치와 결의를 통해 이 사태에 대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을 우선 결의하고, 새누리당과 공동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하겠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공개 연석회의 이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국방부로부터 받은 보고 내용에 대해 "국방부는 보고를 통해 '북한 주장대로 수소탄인지는 단정지을수 없다'며 '리히터 규모 4.8은 (이전의) 4.9보다 약화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표가 '풍계리를 계속 보고 있었는데 그런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를 하자, 국방부는 '철저히 위장했고 기만했기 때문에 포착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전날 당에 영입된 이수혁 전 국가정보원 1차장(북핵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도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차장은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며 "이제 북한이 플루토늄탄, 우라늄탄, 수소폭탄이라는 '핵무기 3종 세트'를 갖게 됐다"고 상황을 분석했다. 이 전 차장은 "이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핵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안보리 제재는 부분적으로 유효하지만 결정적이지 않다. 북한을 설득하는 대화 채널이 복원되고 남북 간 협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야권 모든 정치세력도 "규탄" 한목소리

더불어민주당 뿐 아니라 야권 내의 모든 정치세력들도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은 한창민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이번 실험을 "남북관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규정했다.

정의당은 "신년사에서 남북 화해와 통일, 애민과 경제를 이야기하던 북한이 다른 한편으로 민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핵 실험을 은밀하게 준비해 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무너트리면서 무슨 평화와 통일을 말할 것이며, 미국에 대한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어찌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북한 정부를 비판했다.

정의당은 한편 "핵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런 사전 징후도 포착하지 못한 한미 정보당국에 대해서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입만 열면 북한 위협을 떠들면서도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조차 못하고 뒷북만 치는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을 주는 북한의 핵실험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북핵은 우리에게 직접적 안보위협이 될 뿐 아니라 통일을 진전시키는 데도 명백한 장애물"이라며 "북한의 지도자는 올 신년사에서 경제 발전을 위한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하고 나서 이번에 핵실험을 했다. 이는 일종의 자기 부정"이라고 비난했다.

안 의원은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핵능력 증강을 막기 위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과 정책수단을 조속히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원외 진보정당인 녹색당은 북한 정권을 겨냥해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단순한 '벼랑 끝 전술'이 아니라 그 자체로 낭떠러지 밑"이라며 "위협이 위협을 낳는 악순환 속에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와 세계평화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 반전 반핵 평화 정당으로서 우리는 북한의 이러한 맹동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녹색당은 "북한 정권은 군사주의, 모험주의를 접어야 한다"며 "미국의 패권주의나 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나쁘다고 해서 북한 정권의 실정과 오류가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핵살인무기'인 것이 어떻게 북한에서는 '정의의 수소탄'이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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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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