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사 경비용역들 CCTV로 사찰…미행도"

행자부 국감서 野 의원 지적…정종섭 "잘못 있으면 시정"

정부세종청사 관리소 측이 경비·청소 등 청사 관리 업무를 하는 용역 노동자들을 폐쇄회로 영상(CCTV)으로 감시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제기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18일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세종청사 간부가 상황실 근무자에게 특정 근무자의 근무 태도를 CCTV로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CCTV 활용 목적을 범죄예방 및 수사, 시설 안전관리, 교통정보 수집 등 법령으로 정한 몇 가지로만 제한하고 있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진 의원은 지적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행자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세종청사 CCTV 녹화본에서 사찰 정황이 드러났다"며 "지난달 13일 오전 7시 30분경 농림축산식품부 옥상 CCTV를 통해, (관리소가) 공공비정규직노조 충남세종지부 조합장과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하기 위해 현수막을 걸고 방송차를 준비하는 장면을 사찰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농림부 옥상의 또 다른 CCTV 녹화 내용을 보면, 지난 9월 7일 오전 8시경 공공비정규직노조 소속 청소 용역노동자들의 파업 행진을 카메라로 쫓아가며 촬영한 것이 드러났다"며 "CCTV 방향을 돌리거나 클로즈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합법적 노동조합의 일상 활동에 대해 중앙 부처인 정부세종종합청사 관리소가 CCTV를 동원해 개인을 사찰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정부가 노조를 감시하고 탄압하는 불법을 자행한 것에 분노한다"는 김민제 공공비정규직노조 충남세종지부장의 반응을 소개하며 "장관은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노조 미행 의혹도 제기됐다. 진 의원은 또 "청소노동자 파업을 앞둔 지난 4일, 노조원 회의를 위해 청사에 출입한 노조 간부와 청소용역지회장을 (청사관리소) 특수경비조장이 근무 중 사복을 입고 미행했다"며 "미행하다 신분이 노출되자 공무증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 정 의원은 인감증명서 위조가 지나치게 쉽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고, 정 장관은 "인감증명서 위조가 가능한 것이 확인됐다. 의원이 제안한 개선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

정 의원은 "인감증명서의 위조방지 은박 부분에 프린트된 도장을 긁어서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며 "은행 통장 발급 때 도장을 덮는 투명 테이프 등으로 위조를 손쉽게 차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행자부 당국자는 "우리는 위·변조가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 의원이 동전 등으로 긁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 후 시연해 보니 사실"이라며 개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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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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