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오빠'는 소수…기독교인들이 더 연애 못해"

[이 주의 조합원] 소셜데이팅 '크리스천 데이트' 만든 송유창 조합원

기독교인들이 들으면 언짢을 이야기지만, 연애 대상으로 '교회 다니는 남자(여자) 만나지 말라'는 말, 한 번쯤은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일요일마다 교회를 가야 하니 만날 시간도 부족하고, 연인에게도 교회 출석을 권유하는데 거절하면 관계가 어색해질까 염려도 되고, 특히나 연애·결혼 등에 대한 가치관 차이가 크다는 등의 이유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송유창(33) 조합원도 이런 이야기를 물론 들어 봤다고 했다. 그가 창업한 IT 스타트업 기업 '큐티네트웍스'가 소셜데이팅 애플리케이션 '크리스천 데이트'를 개발한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런 것이었다. 송 조합원의 개인적 경험과 관심사에서 시작한 일이지만, 이 서비스는 회사의 주력 사업이 됐다. '개발자'인 큐티네트웍스와는 별도로, 크리스천 데이트 관련 오프라인 행사 등을 위해 비영리법인도 만들어졌다. 비영리법인 '크리스천 데이트'는 후원금과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크리스천 데이트' 서비스는 어떤 면에서 논쟁적이다. 다른 결혼정보회사나 만남 주선 서비스처럼, 돈 낸다고 다 가입이 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회원가입 신청을 하면 회사가 심사를 한다. 진짜 기독교인이 맞는지, 미혼이 맞는지, 신앙 생활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등이다. 가입비나 소개비는 받지 않고, 소개받은 이성이 마음에 들 경우 메시지를 보낼 때에만 '커피 한 잔 값'을 받는단다.

왜 기독교인들만을 대상으로 했을까? 기독교인들이 '연애 약자'라는 게 송 조합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 '교회 오빠' 등의 사례를 들어 '기독교인들은 연애 부자 아니냐'고 하는 데 대해 송 조합원은 고개를 젓는다.

"'교회 오빠'는 소수…30대 남성 기독교인, 연애경험은 일반인 절반"

"소위 '교회 오빠'는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죠. 외모가 뛰어나거나 하면 당연히 인기가 많겠지만 그건 정말 소수고, 오히려 그런 몇 명에게 많은 이성이 '해바라기' 하는 문화가 있다 보니 더 연애들을 못 해요.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은 교회 안에서의 만남을 막는 분위기도 있었어요. 대학교 같은 학과 안에서 이른바 '씨씨(CC·캠퍼스 커플)'로 연애하다 깨지면 전체 분위기가 소원해지는 것 같은 그런 일 때문에 '가족 같은 교회 공동체를 위해 이 안에서 연애하는 것은 자제해 달라'는 게 목사님 방침인 교회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남녀가 그룹으로는 어울리는데 1대1로 만날 기회가 없어, 나이 서른이 다 돼도 오히려 미숙하죠. 실제로 회원들에게 설문을 해 보니 '듀오' 등 다른 소개 업체와 비교해 봤을 때 같은 결혼 적령기 남성인데도 평균 연애 경험이 훨씬 적더라고요. 30대 초반 남성은 보통 3.5회가 평균인데, 크리스천 데이트 회원들 평균은 1.8회였어요."

기사 첫머리에 소개한 통설도 있고 보면, 그럴 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송 조합원은 또 "기독교인들은 연애를 하면 결혼까지 직결지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이성을 만나면 결혼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연애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같은 기독교인들끼리 만날 기회도 의외로 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 기독교에는 개별 교회 중심 문화가 강해서, 만약 같은 교회 안에서 짝을 찾지 못하면 다른 교회 다니는 사람을 만날 기회도 사실은 없어요. 그래서 '다른 교회 사람'을 찾아 주는, 믿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단 그는 "처음부터 종교성을 띠고 기독교인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자는 것은 아니었는데, 대학원(카이스트) 창업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모인 팀이 우연히 전원 기독교인이었다"며 "(팀원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특정 대상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소개팅 100번 하고 170번 해준 경험…이제 나누고파"

그는 지난 3월에는 <연애나이를 알면 결혼이 보인다>(S 펴냄)라는 책도 냈다. 크리스천 데이트 회원들과 상담을 하면서 발굴한 사례 위주로 엮은 책이었다. 이른바 '모태솔로'부터, '썸'은 잘 타지만 연애는 길게 못 하는 사람 등 다양한 경우를 담았다고 그는 소개했다. 연애와 결혼은 왜 그의 화두가 됐을까?

"'3포 세대'라는 말도 있지만, 2030 청년 시기의 중요한 미션(과업) 중 하나가 평생을 함께할 짝을 찾는 연애잖아요. 더 좋은 연애를 하게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크리스천 데이트도 만든 겁니다. 저도 '연애 유년기'에만 7년이나 머물렀던 경험도 있어서, 제 경험도 녹아들어 있어요.

제가 스스로 20대 때 아무 어려움 없이 연애를 해 왔다면 할 수 없는 얘기겠지만, 연애 때문에 엄청나게 힘들었던 경험을 했습니다. 20대 때 소개팅을 100번 정도 한 것 같아요. (책 발간은) 이제는 결혼한 입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제 경험을 나눠주고 상담해 주고 싶었어요"

100번. 참고로 그가 이 일을 시작하기 전, 친구들에게 개인적으로 주선해 준 소개팅도 180회 전후가 된다고 한다. 그는 "물론 그 때는 그걸 업(業)으로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런 경험이 쌓인 것도 도움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책을 내기 전후로 강연도 하고 다니게 된 그에게, 혼자인 '프레시안' 조합원들을 위해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연애 관련 조언 좀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무엇보다 연애에 대한 두려움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다들 완벽한 연애를 하려 하는데, 연애는 어려운 게 당연한 거고, 아무리 잘 하고 있어도 만나는 사람과 결혼할 확률보다 헤어질 확률이 높은 것도 당연해요. 오히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아쉬움이 쌓여 건강한 연애로 가지 않을까 하고, 집착은 내려놔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연애를 완벽하게 해서 결혼으로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공부'한다는 관점, 배움과 성장의 관점으로 연애를 대한다면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송유창 IT회사 '큐티네트웍스' 대표 겸 비영리법인 '크리스천데이트' 대표. '크리스천 데이트'는 큐티네트웍스가 내놓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기도 하다.

"'아, 이 기사 잘 썼다'하고 보니 <프레시안> 기사더라"

조합원 가입 이유를 물었다. 그는 "솔직히 <프레시안>을 챙겨 보는 것은 아니"라면서 "<프레시안>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된 것이 아니고, 소위 보수나 진보로 대변되는 관점들 속에서 '아, 이 기사는 객관적으로 잘 썼다'고 생각한 기사가 있어서 보다 보면 <프레시안> 기사였다"고 좋았던 '첫인상'에 대해 말했다.

그는 "SNS 같은 것을 보면,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언론사들이 각자의 관점을 얘기하는데 진보는 너무 진보적이고 보수는 너무 보수적인 (고정된) 관점을 취한다"며 "<프레시안>도 진보를 표방하지만 더 객관적으로 보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조합원으로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에 바라는 점을 묻자 그는 "사회의 많은 사람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시대인데, 사람들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대변하는 언론이 돼 달라"며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해 달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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