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MB 자원개발 36조 투입, 총 82조 필요"

'쓸모없는 사업'으로 6조 원 이상 공중에 날릴 듯

82조4000억 원, 이명박 정부가 벌인 해외자원개발 '계산서'다.

감사원이 자원개발 공사 3사(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산업부,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지난 3월 25일부터 6월 19일까지 감사인력 46명을 투입해 조사한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성과 감사 결과가 14일 발표됐다.

이명박 정부가 대표적인 치적 중 하나로 내세웠던 해외자원개발 169개 사업에 35조8000억 원이 투입됐고, 향후 사업의 계속 유지를 위해서는, 그 중 48개 사업에 46조6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12조 원 규모의 추경을 4번 가까이 편성할 수 있는 액수다.

문제는 투자를 하면 할수록 국민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사업의 본래 목적인 자원 확보는 미미한 채, 그간 투자한 사업의 부실 등으로 투자비 회수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미달하고, 앞으로도 추가 투자비 상당액을 부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어 자원 공기업의 커다란 재무 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고, 종국에는 국민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원은, 현재 계획을 토대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추가 투자 예상 액수의 절반가량인 22조7000억 원이 투자될 것으로 파악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투자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자원 가격이 지속 상승한다는 낙관적 전망에 기초한 투자 계획이고, 기존 차입금 22조3000억 원의 상환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재무적 위험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나마 산업부의 예측도 엉터리였다는 것으로, 총 투자 예상 액수가 46조6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지어 아무런 성과도 없는 사업에 6조 원 이상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실상과 관련해 일부 사업(7개 사업, 기투자비 6641억 원, 향후 추가투자비 6조7325억 원)은 그간 투자비 회수 실적도 없고, 앞으로도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돼 "계속 추진이 회의적"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더욱이 각 공사의 주력 사업들은 유동성 위기, 대규모 손실 위험, 사업 지연 등을 겪고 있어 사업 추진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원 공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위험 수위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부채 비율은 2014년 현재 각각 221%, 220%인데, 2019년에는 각각 320%, 692%로 폭증할 전망이다.

비상시 도입 가능 물량도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의 경우, 실제 도입 실적은 우리 지분의 0.4%(220만 배럴)에 불과하고, 비상시 국내 도입 가능 물량은 국내 일일 소비량의 2.2%(496만 배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분 투자로 양적 확대 위주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제성 검토를 소홀히 한 것"이라며 "특히 (해외 광구 개발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는 산업부가 자원확보 지표(자주개발률)을 산정하면서 단순 지분 매입도 자원 확보 실적으로 인정한데 기인했다"고 MB정부의 정책 실패가 '혈세 낭비'의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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